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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 선 여인

by 남궁인숙


1841년에 크리스토페르 에케르스베르가

그린[거울 앞에 선 여인],

등을 보인 채 서 있는 여인의 모습에서,

나의 뒷모습을 겹쳐본다.

타인에게 보이는 얼굴이 아닌,

스스로만 아는 등과 어깨의 긴장.

나는 얼마나 자주 거울 속 정면만을 확인하며 살아왔는지 생각한다.

그림 속 여인은 조용히 자신을 응시한다.

나 또한 그렇게, 남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나는 거울 앞에 서서 내 등을 먼저 본다.

거울 속의 나는 정면을 바라보지만,

실제의 나는 등을 보인다.

나는 늘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나를

확인해 왔고,

오늘도 또 하나의 시선을 마주한다.

그것은 남의 눈이 아니라,

나 자신의 눈이다.


어깨 위로 손을 올려 머리를 고정하는

이 순간, 나는 꾸미기 위해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확인하기 위해 서 있다.

내 몸의 선, 척추를 따라 흐르는 빛,

피부 위에 닿는 차가운 공기.

나는 사물처럼 놓여 있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바라보는 주체다.


거울은 나를 복제하지만, 거울 속의 나는

나와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그곳의 나는 정면을 드러내고,

여기의 나는 등을 보인다.

나는 두 방향으로 존재한다.

나는 수줍지도, 과장되지도 않다.



이 몸은 감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하기 위한 것이다.

등은 말이 없구나.......

그러나 등은 가장 많은 것을 증언한다.

살아온 시간, 감내한 긴장, 혼자였던 밤들.

정면의 얼굴이 사회라면,

등은 나의 사적인 역사였다.


거울 속의 나는 나를 바라본다.

그 시선은 평가가 아니라 인식이다.

나는 아름다워야 할 필요도,

누군가를 만족시켜야 할 의무도 없다.

나는 그저 여기 서 있다.

피부 위로 스치는 빛은 나를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드러낼 뿐이다.

나는 오늘 처음으로, 나를 객체로 소비하지

않고 주체로 인식한다.

거울은 나를 보여주지만,

나는 거울을 통과해 나 자신에게 도달한다.




https://suno.com/s/HbN2okl4ra03Gbjh



거울 앞에 선 나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거울 앞에 서 있는 나의 뒷모습

아무 말 없이 등을 비추는 빛

보이는 얼굴보다 깊은 이야기

척추를 따라 흐르는 나의 시간


어깨 위로 올린 손끝의 망설임

숨결 사이로 스며드는 고요

누군가의 시선이 아닌 나의 눈으로

처음 나를 바라보는 이 순간


음~~~~

흐려지지 않는 나의 이름

거울 너머에서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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