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섯 개 호텔이라면서?

by 남궁인숙

처음 여행 설명회 때 받은 여행일정표를 들고 호텔로비에서 원장님들이 수군거린다.

버스에서 내려서 호텔을 확인하니 처음 우리에게 브리핑해 준 유명 체인호텔이 아니라는 것이다.

호텔 벽에 붙여진 호텔 등급은 별 네 개였다.

보기에 그냥 주상복합 같은 건물로 시티호텔 느낌이었다.


가우디 건축물 같은 호텔로비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호텔이라고 상상을 못 했던 것 같다.

Hotel은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다.

호텔 시설 수준에 의해 비용이 결정되는데 hospitale에서 유래되었으며, 어원은 병원(hospital)과 같은 개념에서 시작되었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하므로 여행객들에게 호텔 등급이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여행사와 처음 계약한 5성급 호텔이 아니어서 약속이 다르다는 게 문제였다.

여행사 대표가 내일 오전에 해명하신다니 기대할 밖에.......

호텔 등급 시스템에 대해서 국제적인 표준 같은 것은 없다.

호텔을 이용하는 손님이 느끼는 쾌적함과 호텔 등급이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숙박 서비스의 질은 연회장, 레스토랑, 회의실 등 부대시설이 있느냐에 좌우된다.

그만큼 부대시설이 가성비를 좌우한다.

유럽여행을 다닐 때마다 느끼는데 특히 4, 5성급 호텔이라고 하더라도 건물이 노후화되어서 고객이 느끼는 만족도는 떨어진다.

고급호텔을 제외하고는 조식도 크로와상 한 개에 커피 한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세계적으로 호텔 등급은 포브스 트레블 가이드를 통해 자체 조사로 등급을 매긴다.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내 친구는 일 년에 서 너 번씩 호텔에 묵으면서 호텔심사를 하러 다녔었다.

한국도 호텔서비스의 심사기준은 까다롭고 엄격하다고 한다.


언젠가 스위스에서 영화 호러물을 찍을 것 같은 산꼭대기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도 없는 호텔에 묵었던 적이 있었다.

계단을 통해 포터가 짐을 옮겨주어야만 했다.

겉에서 보는 호텔은 럭셔리해 보였지만 시설이 노후되어서 이용하기는 불편했다.

그래도 4성급 호텔이었다.


여행 첫날 호텔로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 약간 신경이 쓰였지만 레스토랑은 만족스러웠다.

호텔 침구도 빳빳하고 산뜻해서 만족하기로 했다.

침대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둥근달이 창밖으로 비치고 밤새 뜬 눈으로 보냈다.

오늘 하루 얼마큼 재미있게 보낼까?

룸메이트와 서로 캐리어를 열어보고 싸 온 옷가지들로 웃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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