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 교수는 EBS의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에서 '사랑은 운명도, 감정의 장난도 아닌 과학'이라고 말하며, 사랑을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하였다.
데이비드 버스는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도록 발달해 온 심리적 기제라고 강조하였다.
데이비드 버스 교수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각기 다른 진화적 필요에 따라 '짝짓기 전략'을 발달시켜 왔다.
여성은 자녀를 임신하고, 양육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기 때문에,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남성을 선호한다고 한다.
따라서 여성은 배우자의 경제력, 사회적 지위, 책임감 등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여긴다.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이가 관식이를 선택한데도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관식의 늠름한 체격과 잘생김, 그리고 무쇠 같은 뚝심을 사랑했을 것 같다.
반면, 남성은 건강하고 생식의 가능성이 높은 여성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 젊고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관식은 아홉 살 때부터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애순을 좋아하였고, 그래서 생선을 날마다 조공으로 바쳤을 것이다.
이러한 선호사상은 자손을 많이 남기고, 건강하게 키우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데이비드 버스 교수는 또한 '사랑은 이상화의 과정'이라고도 설명하였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상대방을 현실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고, 그 사람에게 헌신하게 된다.
단순히 감정적 환상이 아니라, 짝을 유지하고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진화적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는 사랑을 감정이 아닌 '전략'으로 설명하며, 인간이 관계 속에서 상대에게 집중하고 결속하려는 경향 또한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된 것'이라고 보았다.
이처럼 데이비드 버스 교수는 사랑을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인류의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바라보며 설명하였다.
정리해 보면, 사랑에 빠졌을 때 심리학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 번 째는 상대를 이상화한다는 것이다.
일명 '콩깍지가 쓰인다.'였다.
사랑에 빠지면 상대를 더 이상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으며, 작은 결점마저도 귀엽게 느껴지고, 바라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그다음으로는 심리적으로 결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더 가까워지고자 하는 강한 심리적 욕구가 생기며, 상대와의 관계를 깊이 연결하려고 한다.
세 번째는 '독점 욕'이다.
그것은 바로 '너는 내 꼬야'여야 한다.
그래서 상대방을 내 것으로 침 발라놓으려고 한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속한다는 생각이 강해지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경계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네 번째는 침습하는 생각이다.
다시 말하면 상대방이 자꾸 생각나는 일이다.
일상생활 중에도 계속해서 상대를 떠올리게 되고, 그 상대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
머릿속에는 온통 상대방이 똬리를 틀면서 살게 된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지 데이비드 버스 교수는 '사랑과 짝짓기 전략은 운명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설명하였다.
살면서 사랑에 한 번쯤은 빠져보았을 것이다.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한번 시도해 보라.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이란 서로의 결점을 감싸 안는 상상력이다.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일상도 특별해진다.'라고 하였다.
사랑은 일상적인 사물을 새롭게 보게 하고,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사랑을 하면 불어오는 바람의 저항도 다르게 느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마치 나는 연애박사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