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기쁨... 삶이 무료한 당신이라면 종이 앞에 앉아보시길
나는 쓰는 사람이다. 오래전부터 '쓰는 사람'이었지만 요즘은 특히 매일 쓴다. 나는 1인 가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로 혼자 생활한다. 그런 내게 글쓰기는 좋은 친구이자 타인과의 교류를 돕는다.
하얀 백지는 오래된 내 친구로 나의 모든 말을 들어준다. 어찌나 친절한 경청자인지, 내 얘기를 거절하는 법이 없다. 하얀 백지를 상대로 마음에 있는 말을 하다 보면 생각도 정리되고 정신도 맑아진다.
내 글쓰기의 역사를 돌아보면, 아주 멀리는 초등학교 6학년 일기 쓰기로부터 시작되었다. 담임 선생님은 매일의 일기를 하루 한 바닥 쓰도록 했다. 6학년 아동에게 하루 한 바닥은 꽤나 큰 미션이었고, 나는 한 바닥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 당시 하루 한 바닥 채우기는 내게 어떤 말로라도 글쓰기의 양을 채우는 기초 훈련이 되어주었다. 나쁘게 말하면 '아무 말 대잔치'였지만, 어떻든 글쓰기의 기본 양을 채우는 것은 글쓰기의 기초 체력이 되어준다.
학창 시절 글쓰기 상을 꾸준히 탔다. 선생님들이 내 글을 알아봐 주고, 많은 아이들 틈에서 내 글이 채택되는 것이 기뻤다. 일종의 명예욕을 충족시켜 줬다. 대학 시절 학교 신문사에 내 서평이 당선되었다. 상금까지 받았다. 글쓰기가 돈이 되어준 최초의 순간으로 기억한다. 이후로 내내 어떤 형태로든 쓰는 사람으로 존재했다.
대학 졸업 후 개신교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학교를 통해 매주 A4한편 분량의 글을 썼다. 주야장천 읽고 쓰면서 내 글쓰기는 정리되었다. 이 시기에 글쓰기가 많이 늘었고, 글쓰기의 치유 효과를 몸소 체험했다. 치유하는 글쓰기에 관심이 간 나는, 부산대 독서심리상담사 과정에도 참여했다. 이때 본격적으로 독서치료에 대해 배우고 치유하는 글들을 써 나갔다.
그리고 최근에는 작가 박총의 글쓰기 교실에 6개월 정도 참여하면서 문학적인 글쓰기에 대한 감을 익혔고, '같이 써요' 책 챌린지에 3월부터 참여하며 매일 쓰려고 하고 있다.
ⓒ 픽사베이
혼자 사는 내게 글쓰기는 치유하며 소통하는 기능을 한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어루만진다.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에 머무르며, 미래를 계획한다. 거기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송고하기도 하는데, 기사로 채택되면 기쁨이 배가 된다.
나는 글쓰기를 오래도록 해왔고, 지금은 글쓰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오래된 글쓰기의 훈련은 빠르게 한 편의 글을 완성하게 해 준다. 이런 글쓰기의 속도감 역시도 내게 글쓰기 훈련의 효능감을 느끼게 한다. 역시 무엇이든 잘하려면 시간 투자가 있어야 하는구나 싶기도 하다. 오래도록 써온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일단 써야 한다. 쓰는 것이 가장 먼저고, 그 세월이 쌓인다면 누구나 일정 수준의 글은 쓸 수 있다.
1인 가구로서 다소 삭막하고 반복되는 내 일상에서 글쓰기는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조잘조잘 수다 떠는 재미에 더해 타인에게 내 글이 읽히고 인정까지 받는 기쁨은 매우 크다.더불어 나는 앞으로 더 큰 목표가 있다. 내 이름의 책이 한 권 나오는 것이다. 삼다 과정을 졸업하며 졸업 문집이 한 권 나오게 되는데, 이런 공저의 글을 시작으로 단독 저서도 한 권 내고 싶다.
나는 오래도록 방황해 온 사람이고, 그래서 내 안에 여러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다. 아니다. 어쩌면 내 인생 40년이 다 이야기가 될 수 있고,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언젠가, 누군가 내게 그랬다. 나의 상처받은 과거와 성장 스토리는 최근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같은 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상당히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어떤 말이든 거절하지 않는 백지에 과거의 내 아픔을 쏟아 놓는다면, 그것은 상처로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가서 치유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희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치유 방법으로서도, 기록으로서도 어떤 의미에서든 글쓰기는 활용해 볼 만한 좋은 방법이다. 먼저 오래도록 써온 사람으로서, 당신도 글쓰기의 기쁨을 알기 원한다.
- 이글은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에도 개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