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보여준 민주주의의 자기 파괴적 역설

플라톤이 예견한 중우정치가 판치는 세상이 되었다

by Francis Lee

21세기 초반 들어 민주주의는 단순한 외부 위협보다 내부로부터의 균열에 직면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베냐민 네타냐후와 같은 지도자들은 모두 선거라는 정당한 절차를 통해 권력을 획득하였다. 이 점에서 그들의 정당성은 형식적으로는 완전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다. 이들은 민주주의의 규칙을 활용해 권력을 얻은 뒤, 오히려 그 규칙 자체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이러한 현상은 역사적으로도 낯설지 않다. 아돌프 히틀러도 선거와 합법적 절차를 통해 권력에 접근했고, 이후 민주주의를 내부에서 붕괴시켰다. 즉, 민주주의는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 선택”을 허용하는 체제라는 구조적 역설을 내포한다.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다수결 원리에 기반한다. 그러나 대중은 항상 합리적이지 않다. 공포, 분노, 그리고 무엇보다 적개심과 경제적 불안은 정치적 선택을 왜곡시킨다. 포퓰리즘 지도자는 바로 이러한 감정을 이용하여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로 지지를 확보한다.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네타냐후의 안보 위기 강조는 모두 대중의 불안을 정치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이는 정책의 정교함보다 감정의 동원이 더 강력한 정치적 도구임을 보여준다.


원칙적으로 민주주의는 제도에 의해 운영되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카리스마적 지도자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막스 베버가 말한 “카리스마적 권위”의 부활이다. 카리스마적 지도자는 선임자가 만든 기존 제도를 무조건 “비효율적” 혹은 “부패한 구조”로 규정하고, 자신을 그것을 뛰어넘는 예외적 존재로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법치주의와 견제 장치는 ‘방해물’로 인식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Francis Le···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1,40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8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차기 대선을 예측이 아니라 예언해 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