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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Apr 16. 2024

김여사 다큐 ‘퍼스트레이디’가 영심위를 통과했다고?

윤석열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드디어 끊어지나 보다.

서울의소리가 만든 김여사 관련 ‘퍼스트레이디’가 영상물 심의 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파 진영이 상영되는 극장 출입구를 차단하고 난리를 칠 것은 안 봐도 뻔한 비디오다.    

 

뉴스를 보니 이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2022년 세간에 알려진 7시간 통화 내용이 주를 이룬 다큐인 모양이다. 이 영화는 2023년 <서울의 소리>가 회원의 리워드 펀딩으로 완성한 것이라고 한다. 원래 제목은 ‘퍼스트레이디는 없다’였는데 제목이 수정된 모양인가?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7시간 45분 전화 통화’는 2022년 1월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에서 김여사 측에서 <서울의 소리>를 상대로 낸 방영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일부 인용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재판부는 김여사 부부와 가족의 사생활 관련 내용을 제외하고 김여사를 둘러싼 대부분의 논란에 대해서 보도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MBC의 ‘스트레이트’에 대해서도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었으나 수사 상황, 언론에 대한 비판, 일상적 대화를 제외한 모든 내용을 방영해도 좋다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니 이 내용이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된다고 해도 법에 저촉될 일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개봉되는 시기가 매우 절묘하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대패하고 나서도 침묵 모드를 이어가던 윤 대통령이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총선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힌 바로 다음에 나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이슈가 담긴 영화를 과연 어느 상영관이 개봉하겠다고 나서겠나? 이 7시가 45분 대화 내용의 일부를 이미 <서울의 소리>에서 들어본 경험으로 볼 때 아직 안 본 사람들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특히 김여사가 특유의 걸쭉한 목소리로 한 다음과 같은 말을 듣는다면 말이다.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기는 거기는 완전히 으하하하... 무사하지 못할 거야”  

   

이런 내용이 영화가 되어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은 지극히 한국적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만이 아니라 이승만에 관한 영화도 제작 상영되며 사회의 좌우 대립의 표징이 된 지 오래다. 더구나 <서울의 봄>과 같은 정치 영화는 천만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영화는 지금까지는 이미 죽은 정치인들에 관한 것일 뿐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총선에서 대패했어도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인 윤 대통령의 아내인 김여사의 ‘치부’가 담긴 내용을 상영한다는 것이 파격이 아닐 수 없다.     

 

<서울의 소리>는 이른바 ‘쥴리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쥴리라는 단어를 언론에 최초로 거론한 것은 다름 아닌 김여사 자신이었다. 그것도 자청해서 인터넷 언론에 자신이 쥴리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그 이후 김여사를 보면 저절로 쥴리를 떠올리게 되었다. 잘 아는 대로 인간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코끼리만 머릿속에 떠올리기 마련인 법이다. 그런데 다름 아닌 김여사가 자청하고 나서서 쥴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했으니 어찌 쥴리를 잊을 수 있다는 말인가?     

 

2021년 6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인터넷 매체인 <뉴스버스>가 김여사와 나눈 대담이 공개되자 조·중·동을 필두로 거의 모든 언론이 앞다투어 이 내용을 보도해서 쥴리라는 단어가 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때에도 김여사는 예의 40분 정도 전화 통화를 했다. 그것이 인터뷰가 되어 공개되었다. 그 당시 공개된 내용을 다시 인용해 본다.(참조: https://brunch.co.kr/@friscii/181)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예요. (소문에는) 제가 거기서 몇 년 동안 일을 했고 거기서 에이스(최고)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런 미인파가 아니예요. 저는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중독인 사람이예요. 그래서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어요. 제가 쥴리였으면 거기서 일했던 쥴리를 기억하는 분이나 보셨다고 하는 분이 나올거예요. 제가 그런 적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가려지게 돼 있어요. 이건 그냥 누가 소설을 쓴 거예요. 죄송하지만 나중에 쥴리를 한번 취재해봐주세요. 저랑 거기서 만났다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 진실을 취재해주세요. 제가 쥴리를 해야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이예요. 차라리 쥴리의 진실을 찾아서 그런 거 한번 써보세요.”     


이후 김여사의 학력과 경력에 대한 세간의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한 마디로 나라가 뒤집혔다. 그 당시 이 논란에 대해 내가 쓴 글을 재인용해 본다.    

 

“찾아보니 김건희는 2008년에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디지털미디어디자인학과 컨텐츠디자인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이름은 개명 전이라 김명신이다. 근데 제목이 묘하다. 예술대학인데 운세를 주제로 했다. 정확한 제목이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이다. 말하자면 점보는 사이트 개발을 주제로 박사가 되었단다. 영어 제목은 A Study on the Fortune Contents Development Using an Avatar... 그런데 영역이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Fortune Contents Development' 한글을 그대로 번역기에 아무 생각 없이 돌린 느낌이다. 나 같으면 한글 제목의 의미를 살려 영어 제목을 A Study on the Development of Fortune Telling Contents with an Avatar Application이라고 할 것이다.  게다가 부제에 이 논문에서 핵심이 되는 앱인 관상을 봐주는 '애니타'가 나오는데 그것은 아예 번역도 안 했다. 뜻을 살려 영역을 한다면... With the Focus on the Development of 'ANITA' and Its Marketing Strategy. 이 정도로 하면 될 것 같다.     


나는 김건희 아니 당시 김명신이 경기대학교에서 예술을 전공하였다고 들어서 박사도 예술 분야에 관련된 것인 줄 알았다. 큐레이터로 대단한 전시회도 주최했다고 들어서 말이다. 그런데 '운세'라... 음! 이거 엄청 흥미가 동한다. 나도 한 사주 보는 사람이니 말이다. 그래서 뒤져보니 금방 나온다. 전체 내용이 A4 100여 페이지 정도 되는 소논문이다. 게다가 관상을 보는 앱을 하나 만들어 300명 정도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이 앱에 대한 설문 조사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나의 눈에는 아무리 보아도 석사 논문 수준이다. 그런데 명색이 박사 논문이다. 그렇군. 내 말이 의심스러우면 직접 보기 바란다. 이 논문은 이미 국회도서관에도 올라가 있으니 위의 제목으로 검색하면 바로 볼 수 있다. 다만 국민대가 양심이 있다면 이 논문과 관련된 비리를 투명하게 밝히고 관계자들이 모두 형사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논문이 아니다. 평생 공부한 사람으로서 내가 다 부끄럽다. 나와 아무 관련 없는 자의 논문이지만 말이다”     


유부남 검사와 동거한 소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역시 재인용이다.     


“제 집에는 제 친구들도 모여 살았어요. 누구랑 동거할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누구랑 동거를 합니까. 우리나라 공무원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데 그 검사는 바봅니까? 그건 이득을 위한 일방적인 공격이예요”     


출입국 조작에 관한 변명도 다음과 같다. 역시 재인용이다.   

  

“저희가 뭐 출입국 기록을 지웠다느니 하는 말이 있는데, 예전에 어떤 기자가 저 한테 질문해서 그럼 기자님이 공권력을 다 동원해서 출입국 기록을 그걸 지울 수 있으면 저 좀 가르쳐 달라고 했어요. 할 수 있으면 한번 지워달라고. 사회가 자꾸 마타도어로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데, 이래선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 제가 공무원 부인으로 한 9년 살아봤는데 이런 거짓에 너무 놀아나니까 어떤 것들도 다 색안경을 끼고 본다. 결국 피해자는 다 국민들이예요. 왜 우리가 거기에 놀아나야 됩니까. 거짓과 진실은 반드시 있는데 목소리 큰 사람이 자꾸만 이긴다. 그래도 결국 사실은 사실이고,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다.”     


이런 내용이 결국 <서울의 소리>에서 다 다룬 내용인데 이를 주제로 다시 영화까지 만들어졌다니 과연 총선 이후 정국을 어찌 흔들어 놓을지 기대가 된다. 더구나 윤 대통령이 국민이 기대했던 반성과 사과를 전혀 안 하고 버티기 모드를 시전 하기로 맘을 굳힌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의 결정판인 김건희 특검법이 재상정되면서 문자 그대로 한국 정치판에 전운이 감돌 것으로 보인다. 과연 윤 대통령이 말한 그 ‘민생’은 어디로 갈지 참으로 막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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