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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un 30. 2021

‘쥴리’가 언론에 처음 보도되었다.

그런데 윤석열 아내 특종 치고는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

그동안 X파일로 회자되면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에 관련된 뜨거운 검색어 ‘쥴리’라는 단어가 드디어 메이저 언론에 나왔다. 중앙일보를 필두로 조선일보도 보도를 하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출처가 <뉴스버스>다. 그래서 이게 뭔가 하여 찾아가 보았더니 인터넷 매체다.   

  

그런데 이상타. 이 <뉴스버스>의 인터넷 매체 등록일이 2021년 5월 24일이다. 사실 요즘 인터넷 매체는 ‘아무나’ 등록하고 한 사람이 운영해도 된다. 주소를 보니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4다길 18, 1307호이다. 더 검색하니 강변한신코아 오피스텔이다. 거기 13층 7호라는 말이네. 가격을 검색해 보니 12평형 1억 4천 정도 하는 ‘저렴한’ 물건이다. 1991년에 건축된 것이니 30년 된 노후 건물. 당연히 가격이 저렴하겠지. 결국 허름한 오피스텔에서 운영하는 보잘것없는 인터넷 매체라는 소리다. 발행인은 이진동이고 고충처리인은 신윤석, 청소년보호책임자는 양미영이다. 대표전화는 02-706-7773.


이진동이 누구인가? 나무위키를 보니 1967년 전라남도 광주 출생. 연대 영문과와 언론홍보대학원 졸업이다. 1992년부터 한국일보, 2004년부터 조선일보에 있었다. 그러다가 2018년 후배 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쫓겨난 '경력'을 지닌 자다. 한 때 2008년에는 한나라당 후보로 안산에 출마했다가 낙선도 했단다. 윤석열의 대변인으로 있다가 열흘만에 쫓겨난 이동훈도 조선일보 출신 아닌가? 게다가 현재 이동훈은 수산업자에게 수백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는 중이다. 조선일보 물을 먹었으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가? 암튼 조선일보는 윤석열을 무척 사랑하는 모양이다. 늘 그 근처를 서성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시시한 매체가 어마어마한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아내인 김건희에 관한 특종을 낸다고? 군소 언론사들은 물론 엄청난 정보력을 지닌 쟁쟁한 조중동을 젖히고 말이다. 정말로 뭔가 냄새가 강력하게 난다. 그런데 보니 법인명도 있다. '㈜위더미디어' 이 회사는 역시 같은 사무실을 주소로 하고 있다. 업종은 기타 교육지원 서비스업이다. 그렇다면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소리인데...      


이 사이트 최초의 기사를 보니 2021년 5월 25일 9시에 올린 “[심정택의 미술딜라이트] ① ‘허무 너머 바라는 세상’ 그리는 서양화가 허윤희”이다. 그 뒤에 올라는 몇십 개의 기사도 대부분 시시한 내용이다. 그림과 삼성 이건희의 예술적 취향에 관한 내용. 예술? 뭔가 냄새가 난다. 김건희도 예술품 전시 분야에 관련 있다더니 그런 인연인가? 이름도 같은 '건희'?


그런데 이 정도의 매체가 다음 선의 강력한 후보인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에 관한 핫이슈를 단독 보도해? 물론 전혁수라는 사람이 2021년 6월 29일부터 윤석열에 관한 기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단 하루 만에 이런 특종 기사를 낼 수 있다고? 김건희의 인터뷰를 그것도 단독으로 따냈다고? 냄새가 너무 나지 않나? 그것도 윤석열의 '대선  출정식' 바로 다음날 말이다.   


곧바로 유튜버들이 탐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과를 기대하는 바이다. 내 공력으로는 아직 이런 거 탐사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를 둘러싼 ‘쥴리’에 관한 이 '단독 인터뷰'의 전문을 보니 뭔가 더욱 이상하다. 단독 인터뷰라는데 결국 김건희와 40분 정도 전화 통화한 것이 내용의 전부다. 그것을 그대로 전달한 것뿐이다. 그러고도 인터뷰란다. 그래서 미안했는지 편집인이라는 사람이 변명을 써 놓았다.     

 

“당사자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으나, 회자되는 소문의 뚜렷한 근거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우선 당사자의 입장을 기록해둔다는 차원에서 소문별 김씨의 반박이 담긴 워딩을 가공없이 정리했다.


공적인 영역과 관련된 소문은 대선 정국에서 진위가 자연스럽게 검증될 것으로 본다. 뉴스버스는 김씨에게 제기된 의혹 사항에 대해선 따로 검증할 방침이다.” (출처 : 뉴스버스(Newsverse)(http://www.newsverse.kr)     


그러고 나서 그 아래부터는 정말로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가 했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다.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예요. (소문에는) 제가 거기서 몇 년 동안 일을 했고 거기서 에이스(최고)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런 미인파가 아니예요. 저는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중독인 사람이예요. 그래서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어요. 제가 쥴리였으면 거기서 일했던 쥴리를 기억하는 분이나 보셨다고 하는 분이 나올거예요. 제가 그런 적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가려지게 돼 있어요. 이건 그냥 누가 소설을 쓴 거예요. 죄송하지만 나중에 쥴리를 한번 취재해봐주세요. 저랑 거기서 만났다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 진실을 취재해주세요. 제가 쥴리를 해야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이예요. 차라리 쥴리의 진실을 찾아서 그런 거 한번 써보세요.”  


그런데 뭔가 이상한 변명이다. 김건희는 2008년 설립된 코바나콘텐츠 대표로 일하는 사업가인 것은 맞다. 그리고 박사 학위도 2008년에 취득했다. 모두 30대 중반 이후에 시작된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쥴리'에 관해 언급하는 시기는 그 보다 훨씬 전이다.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변명이다. 20대에 벌어진 일에 대하여 퍼진 소문에 대하여 30대 중반을 넘어 시작한 일로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명백한 논리적 오류다.


그리고 그 석박사 논문도 이미 유튜브에 노출되어 있어 오히려 문제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 논문의 수준과 표절 여부 검색에 들어가면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나도 한국에서 석사를 받아 본 사람이라서  조금  노력하면 석사는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안다. 그래서 석사 학위는 전혀 안 궁금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박사 학위는 한국에서도 시간과 노력이 걸린다는 정도는 안다. 그래서 뭔 주제로 박사를 받았는지 궁금해져서 구글링을 했다. 그랬더니 바로 나온다.


찾아보니 김건희는 2008년에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디지털미디어디자인학과 컨텐츠디자인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이름은 개명 전이라 김명신이다. 근데 제목이 묘하다. 예술대학인데 운세를 주제로 했다. 정확한 제목이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이다. 말하자면 점보는 사이트 개발을 주제로 박사가 되었단다. 영어 제목은 A Study on the Fortune Contents Development Using an Avatar... 그런데 영역이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Fortune Contents Development' 한글을 그대로 번역기에 아무 생각 없이 돌린 느낌이다. 나 같으면 한글 제목의 의미를 살려 영어 제목을 A Study on the Development of Fortune Telling Contents with an Avatar Application이라고 할 것이다.  게다가 부제에 이 논문에서 핵심이 되는 앱인 관상을 봐주는 '애니타'가 나오는데 그것은 아예 번역도 안 했다. 뜻을 살려 영역을 한다면... With the Focus on the Development of 'ANITA' and Its Marketing Strategy. 이 정도로 하면 될 것 같다.


나는 김건희 아니 당시 김명신이 경기대학교에서 예술을 전공하였다고 들어서 박사도 예술 분야에 관련된 것인 줄 알았다. 큐레이터로 대단한 전시회도 주최했다고 들어서 말이다. 그런데 '운세'라... 음! 이거 엄청 흥미가 동한다. 나도 한 사주 보는 사람이니 말이다. 그래서 뒤져보니 금방 나온다. 전체 내용이 A4 100여 페이지 정도 되는 소논문이다. 게다가 관상을 보는 앱을 하나 만들어 300명 정도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이 앱에 대한 설문 조사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나의 눈에는 아무리 보아도 석사 논문 수준이다. 그런데 명색이 박사 논문이다. 그렇군. 내 말이 의심스러우면 직접 보기 바란다. 이 논문은 이미 국회도서관에도 올라가 있으니 위의 제목으로 검색하면 바로 볼 수 있다. 다만 국민대가 양심이 있다면 이 논문과 관련된 비리를 투명하게 밝히고 관계자들이 모두 형사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논문이 아니다. 평생 공부한 사람으로서 내가 다 부끄럽다. 나와 아무 관련 없는 자의 논문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내용에 대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겠다. 어느 유튜버는 이 논문의 표절 가능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기도 하였다. 그것도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다. 그런데 이런 공부를 했으니  나중에 이 앱을 사용하여 관상을 보는 방법에 관하여 강의했다는 말인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다. 한이 없겠다. 그러니 더 이상 묻지 말자!


그리고 유부남 검사와 동거한 소문에 대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제 집에는 제 친구들도 모여 살았어요. 누구랑 동거할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누구랑 동거를 합니까. 우리나라 공무원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데 그 검사는 바봅니까? 그건 이득을 위한 일방적인 공격이예요”


윤석열과의 결혼 전에는 당시 김명신이 친정 엄마와 사는 줄 알았는데 친구들도 모여 살았다? 무슨 친구들이 엄마만 있는 집에서 함께 모여 살까? 흥미가 진진. 점입가경이다. 촉이 발달한 어느 유튜버가 자세히 알려주겠지?  물론 유튜브에는 이에 관한 내용도 적나라하게 나와 있지만 내 역량으로는 검증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더 확실한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


그리고 출입국 기록 조작에 관한 내용도 언급하고 있다.    

 

“저희가 뭐 출입국 기록을 지웠다느니 하는 말이 있는데, 예전에 어떤 기자가 저 한테 질문해서 그럼 기자님이 공권력을 다 동원해서 출입국 기록을 그걸 지울 수 있으면 저 좀 가르쳐 달라고 했어요. 할 수 있으면 한번 지워달라고. 사회가 자꾸 마타도어로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데, 이래선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 제가 공무원 부인으로 한 9년 살아봤는데 이런 거짓에 너무 놀아나니까 어떤 것들도 다 색안경을 끼고 본다. 결국 피해자는 다 국민들이예요. 왜 우리가 거기에 놀아나야 됩니까. 거짓과 진실은 반드시 있는데 목소리 큰 사람이 자꾸만 이긴다. 그래도 결국 사실은 사실이고,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다.”   


출입국 기록? 포털만이 아니라 유튜브에 ‘쥴리’로 검색하니 관련 내용이 무수히 나온다. 다 보려면 몇 달 걸릴 것 같다. 그러니 이것도 언급을 생략하자. 그런데 위 문장을 아무리 되풀이해서 읽어보아도 당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마타도어, 기득권, 색안경, 국민들의 피해... 부창부수의 느낌은 과장인가? 어제 윤석열이 대선 출정식에서 '읽은' 글에서 받은 그 느낌이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이다.  한글 맞춤법을 전혀 무시한 비문에 가까운 이런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기사가 단독 인터뷰라니. 이 매체에서는 게이트키핑은 고사하고 맞춤법 검사도 안 하는 모양이다.  


40분 동안 통화를 했다는데 내용을 봐서는 한 10분도 안 되는 분량이다. 그것도 아무런 질의응답 과정도 없이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고 소셜미디어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제 ‘쥴리’를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엄청난 이슈에 관한 단독 인터뷰가 이 정도로 마무리된다고?     


사실 혼전의 이성 관계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일이다. 더구나 성적 자기 결정권이 철저히 보장되어 혼인 후의 간통죄마저 폐지된 이 사회에서는 말이다. 정작 문제가 되어 재판에 계류 중인 주제인 돈과 관련된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친정 엄마와 함께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융 사기로 여겨질 만한 일이야 말로 해명이 필요한 일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제일성이 '쥴리'다. 어지간히 자존심이 상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 '쥴리'는 세간의 흥미는 돋울지언정 윤석열의 대선 후보 자격에 법적으로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주제이다. 백번 양보하여 설사 아내의 과거 직업이 떳떳하지 못하였다고 해도 법을 어기지 않았다면 윤석열의 후보 자격에 결정적인 하자가 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찌 되었든 본격적으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느낌이다. 한예슬을 둘러싼 이야기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한 '쥴리'의 제2탄을 기대한다. 그러나 한 마디만 더 한다면 홍준표가 말한 대로 왜 이러는지 정말 알 수 없다. 모든 언론에서 금칙어였던 '쥴리'를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해 주고, 관상보는 앱에 관한 그 어마어마한 박사 논문에도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어주고... 일감이지만 심각한 자충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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