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언젠가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가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26. 요새 갖고 싶은 것은?
이전에 답했던 22번과 동일하다. 가정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찍 철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워낙 어렸을 때부터 그래왔지만 나이를 한 살씩 먹을수록 사람이 점점 낭만이란 게 없어진다. 현실과 이성만을 추구하고 욕심은 그득하다. 이루고자 얻고자 하는 건 많은데 능력은 없고 가끔은 의지도 이 욕구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은 욕심으로 남는다. 그런 내 모습을 의식할 때마다 한심함을 느낀다. 세상에는 잘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천지인데 나는 뭐든 중간이고 애매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보다는 나보다 잘난 사람들과 끊임없이 나를 비교하고 이를 원동력으로 삼는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사람의 여유는 지갑으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나는 더 노력해야 한다.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팍팍한 인생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가끔은 주변도 둘러보고 며칠 정도는 제자리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지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신경을 써주고 싶다.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진다. 그 구분이 명확해질 때쯤 나는 배우고 싶어 했던 것들을 모두 배우고 즐길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벌고 싶다. 내 힘이 닿는 데까지.
27. 남들이 아는 나와 내가 아는 나의 차이는?
이것 또한 23번과 비슷한 내용인 것 같다. 나는 타인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마냥 밝지도, 활기차지도, 외향적이지도 않다. 모두가 의외라고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어두운 부분이 크고 쉽게 공허를 느끼며 은근히 내향적인 사람이다. 보이는 것만큼 착해빠진 사람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그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내게 떨어질 이득을 위해 가면을 쓸 때도 있으며 남 모르게 누군가를 내 의도대로 조종할 때도 빈번하다. 그럴 때만큼은 스스로도 똑똑한 것 같다는, 아니 약았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을 읽는 게 너무 쉽다. 어떻게 하면 상대로부터 내가 원하는 행동과 상황을, 듣고자 하는 말을 유도할 수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어릴 때 밥보다 눈치를 더 많이 먹었던 것이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 대게 사람들은 내가 나보다 그들을 더 위한다지만 사실 나는 끔찍이도 이기주의적이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너무 아끼고 그래서 항상 최선을 다 하려 하지만 결국엔 나의 안녕과 편의가 우선이다.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또는 그들도 어느 정도의 이득을 볼 수 있음과 동시에 철저히 나의 이익을 챙긴다. 이건 윈윈이다. 나쁘게 말하면 내가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계산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디폴트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가끔 "너는 너무 착해"라는 말을 들을 때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미간이 구겨짐을 느낀다. 올바르고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에 목말라 있으면서도 만만해 보이는 건 싫은가 보다.
요즘 이 일기를 쓰면서 점차 나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그러다 언젠가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가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는 나를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다.
28. 포기하지 않기, 약속할 수 있어요?
이전에 서술했듯이 나는 남 탓이 특기인 부모로 인해 일상적인 자기혐오가 습관인 사람이었다. 속상함과 답답함은 원망이 되고, 그 원망이 나를 갉아먹으며 화가 되었을 땐 내가 증오하는 그 목소리들이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마다 얼굴이 달궈지는 것을 느꼈다. 사람이 진심으로 화가 나면 뒷목부터 얼굴까지 열이 오른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매일을 지옥에 살았다. 하루 일과처럼 거쳐가야만 했던 그들과의 언쟁 직후에는 다급히 방으로 들어가 한참 동안 가슴을 움켜쥐고 있어야 했다. 그럴 때마다 떨어대는 온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점차 가빠지는 숨을 고르기 위해 흘러가는 시간들이 내겐 평생과 같았다.
발작은 점차 잦아졌다. 언제부터인지 제정신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팔에 상처가 나있었다. 스스로 상처를 냈던 그 순간이 전혀 기억나질 않았다. 그래도 미친 듯이 두근대던 심장소리가 조용해지고 숨 쉬기가 편해져서 잠깐이나마 안심이 된 것 같다. 처음엔 3일이면 없어지던 상처가 어느 순간부턴 3달이 지나도록 없어지지가 않았다. 무서웠다. 그런 행위를 하는 순간에는 내 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당시 '나'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다 부모 앞에서 처음으로 발작을 보인 날이었다. 많이 놀라보였다. 나는 정말 어리석게도 미안하단 말을 바랐던 것 같다. 나는 그들에게 여전히 비정상이자 잘못된 사람일 뿐인데. 나의 발작과 그 끔찍한 행위의 원인에 그들은 없다는데. 그래서 다짐했다. 어떻게든 독하게, 악을 써서라도 버텨낼 거라고. 그리고 언젠간 기필코 성공해서 떳떳하게 당신들을 무시하고 슬퍼해줄 이가 아무도 없는 쓸쓸한 죽음을 선사할 거라고. 그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몸에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해 발작이 오기 시작할 때마다 노트를 펴고 미친 듯이 써댔다. 글을 이용해서 내 감정들을 토해내고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발작이 오지 않을 때까지, 팔에 있는 상처가 모두 나을 때까지 계속해서 글씨들을 휘갈겼다.
그래서 나에게 포기란 이미 가장 큰걸 해봐서 더 이상 해볼 게 없다. 나를 포기했었기 때문에. 다양한 감정과 행복을, 심지어는 나 자체를 잃어봤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되찾았나. 아무것도 없었다. 여전히 나를 제외한 다른 것들은 너무도 잘 돌아갔다. 그래서 다시 쥐었다. 아직도 힘들다. 그래도 전보다는 버틸만하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더는 물러설 곳도 없다. 그러니 이제 포기하지 않는 건 내겐 별것도 아니다.
29. 당신은 당신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시나요?
이번 질문은 읽자마자 너무 어려워서 한참을 눈에 담았다. 고민 끝에 겨우 4가지를 끄적여 본다.
첫째, 나는 강한 사람이다. 겉으론 약해 보일 수 있지만 속은 정말 단단한 사람이다.
둘째, 항상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나를 채찍질하고 매일 생각가지들을 달고 산다는 건 그만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다. 나는 노력을 달고 사는 사람이다.
셋째, 가진 사랑이 많다. 부모의 사랑은 받아보지 못했지만 타인에게 사랑을 받을 줄 알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이다.
넷째, 소소한 것으로부터 쉽게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젠 스스로를 해치지 않고 어떻게든 버팀목을 찾아낼 수 있다. 설령 그게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나는 꽤 괜찮은 인간이다. 부디 그랬으면 한다.
30. 당신이 달려온 2024년은 어땠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 내가 달려온 2024년 -
직무 교육 수료
기사 자격증 2개 취득
대외활동 - 참여했지만 아쉽게도 떨어졌다.
삼성 계열사 대학생 인턴 서류 합격 - 당시 자격증 공부와 대외활동을 병행하느라 gsat 공부가 미숙했다. 이건 시간 분배의 부족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르바이트 바꾸기
복학
증권계좌 개설 - 아직 뭣도 모르는 주린이지만 조금씩 공부해보려고 한다.
공모전 - 본선까지 올라갔지만 수상은 못 했다.
매달 한 번씩 플로깅 봉사 참여
토익 목표 점수 달성
다이어트 - 현재 5키로를 감량하고 앞으로도 진행될 예정이다.
데이터 라벨링 부업 시작 - 최근에 추가로 한 플랫폼에 또 지원해서 작업을 병행해보려고 한다.
브런치스토리 작가로 연재해 보기
총 학점 4.43/4.5으로 마지막 학기 마무리
운전면허 학과 시험 합격 + 학원 등록
올해 끝자락에 장내기능 교육 + 시험 예정
- 앞으로의 계획 -
2월 안으로 운전면허 취득
늦어도 2월에 템플스테이 가보기
데이터 라벨링 부업 수익 늘리기
취업 - 제일 중요하다. 지금도 공고 뜨는 것들은 지원하고 있다.
투자 공부하기
꾸준한 다이어트
나열하고 보니 열심히 달려온 것 같긴 하지만 뭔가 만족은 안된다. 난 이게 문제다. 만약 오늘 하루동안 운동하고 글을 쓰고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하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운동은 못하고 글 쓰기와 작업만 했다면 왜 운동은 못 했는지, 내가 시간 분배에 미숙했는지를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나를 위해 투자한 것들, 열심히 실행에 옮긴 것들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나를 칭찬하는 습관을 들여보려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계획이 있고 목표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