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을 휘두를 용기
Y 멘토님은 내가 유학 준비로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말을 해주었다. "야구 경기를 한다고 생각해 봐요. 감독이 당신에게 4번 타순을 맡겼다면, 관중들의 시선이 당신에게 쏠리겠죠. 부담스럽겠지만, 중요한 건 이 기회를 붙잡아 스윙을 해보는 거예요. 홈런이든 헛스윙이든 괜찮아요. 다음 기회는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냥 최대한 멋지게, 후회 없이 휘둘러보세요. 그러면 또 다른 길이 생길 겁니다." Y님의 이야기는 단순히 야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결혼, 미래, 중요한 결정을 앞둔 모든 순간에 적용될 수 있었다. 특히 그가 말한 결혼에 관한 비유가 인상적이었다. "결혼은 시뮬레이션이 안 돼요. 확신이 들면 지금이에요. 중요한 건, 현재 당신이 느끼는 확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예요. 그 확신에 집중하고, 자신이 선택한 미래에 함께할 사람들과 격려를 나누세요. 무엇보다도 서로의 꿈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힘이 되어주어야 해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가온 기회에 맞서는 용기를 가져보자.
당시 나의 하루는 빼곡한 계획으로 시작되곤 했다. SOP(Study of Purpose)와 에세이를 작성하고, 추천서를 부탁하고, 프랑스어 공부를 하며,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일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계획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았다. 어느 날, 몸이 좋지 않아 하루 종일 방에 머무른 날이 있었다. 그날 아빠가 먼저 전화를 걸어 주셨고, 가족이 나를 생각해 준다는 걸 느꼈다. 결국, 내가 가장 감사해야 할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렵다. 부모님도 자식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결국에는 부모님을 배려하되,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 내가 나를 응원하자. 토닥토닥, 참 잘하고 있어.
SOP를 쓰기 위해 나는 스스로를 철저히 돌아보아야 했다. 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왜 하필 이 학교인지, 내가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했다. 매일 새벽까지 고민하고 퇴고하던 시간이 길게 느껴졌지만, 그 과정 속에서 몰입을 배웠다. 몰입은 잡념을 없애 주었고, 집중력을 높여 주었다. 특히 인연의 도움은 참 신기했다. 멘토님이 소개해 준 새로운 분이 유학 준비 과정에서 귀한 정보를 많이 알려 주셨다. 인연이란, 필요한 순간에 다가오는 귀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 처음으로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부유하는 상태가 낯설고도 귀하다. 24시간이 온전히 나의 것이라는 사실이. 본질의 나와 매일 마주한다.
2020년은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해였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건강한 식사와 운동, 그리고 생산적인 장소에서 공부하기. 이런 생활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4년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충분히 잘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들이 지금의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앞으로도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가족이 보내온 행복한 사진은 힘이 되었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걱정이 가장 크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걱정 속에는 깊은 사랑이 담겨 있다. 스스로를 응원하며 계속 나아가기로 다짐했다. 이제 중요한 건 홈런을 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해 스윙을 휘두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