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은 덜고 오기는 더하고

by Su


2019.03.24 - 1년 전 오늘, 싱가포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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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말 빠르다. 사진 속 나는 1년 후 내 모습이 어떨지 상상이나 했을까?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어떤 어려움과 좌절, 희열과 슬픔, 기쁨을 경험할지 궁금하고 설렌다. 미래에서 만나자.




사람은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남들이 무시할 때 가장 강해진다고 했다.


"너는 프랑스어를 잘 못하는 이방인일 테고, 현지 석사 학위도 없잖아."

"현지인도 취업하기 힘든데, 나이가 적지 않은데 정신 차려라."

"어느 세월에 프랑스어 공부할래?"

"그냥 한국 돌아온다고 생각하고 놀러 갔다 오라니까."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리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며 미련 하나 지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12월, 보름간 파리에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프랑스어를 잘하지 못하는 동양 여성이 파리에서 겪을 어려움을 일부만 맛보고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 이거 잘만 하면 재밌겠는데?"라는 즐거운 생각도 떠올랐다. 오랜만에 느낀 순수하고도 강렬한 오기였다. 내면에서 차오르는 뜨거운 동기. 시간이 걸릴지언정, 미래의 내가 되고 싶었던 모습을 상상하고 자기확신을 갖고 나아가자.




프랑스어를 못하면 지금부터 배우면 된다. 석사가 없으면 시작하면 된다. 지금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남들이 일주일에 40시간 공부할 때, 나는 100시간 공부하면 된다! 최선을 다해도 안 되면, 그것만큼 값진 경험이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치열한 인생, 부정적인 생각은 곱게 접어 하늘 위로.





2020.03.30 - 중요도 내려놓기

<리얼리티 트랜서핑> 서평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다.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 무언가를 반드시 가져야만 한다고 집착하는 순간, 원하는 것은 더 멀어져만 간다. 중요성을 낮추면, 별 게 아닌 것이 된다. 별 게 아닌 것이 되면, 자유롭게, 편하게 할 수 있다."


Ecole Polytechnique x HEC Paris 인터뷰 준비를 하면서, 갑자기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고, 준비를 철저히 하려고 하다 보니, 이것도 봐야 하고, 저것도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HEC Paris는 원서 마감 직전까지도 지원할지 말지 고민하던 학교였다. 솔직히 기대를 크게 하지 않고 지원했었다. 그랬던지, 집착하지 않았던 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는지, 다행히도 인터뷰 기회가 주어졌다. 그런데 이렇게 되니까, 은연중에 에고가 불쑥 올라왔다.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데."



그래서 생각했다. 감사하자. 내게 우연히 주어진 이 기회에 감사하고, "그래, 잘하고 있어. 용기를 내서 계속해봐"라는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결과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 해온 것만 잘 정리하고, 이 또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중요한 건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미 내가 해온 것들—돌아보기, 에세이, SOP, 혼자 해왔던 공부들, 네트워킹, 프로젝트, 동기부여—모든 것들이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했다. 중요성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편하게.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배짱을 가지고,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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