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ACTER] 다니의 이야기
카카오임팩트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도전과 질문으로 소셜임팩트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아!임팩터(I!MPACTER)로 기록하고자 합니다. 카카오임팩트 크루 다니(dani)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Q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려요.
다니 : 안녕하세요. 카카오임팩트의 다니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곤 해요. 선택의 갈래에서 ‘왜 중간은 없는 걸까?’라는 고민을 할 때가 많았거든요. 이를테면 학부 전공을 택할 땐 문과 계열과 이공계 사이에서, 석사 세부 전공을 정할 땐 미시체계와 거시체계 사이에서, 취업을 앞두고는 정부 기관과 시민단체(NGO) 사이에서 호불호가 뚜렷하지 않아 고민이 깊었죠.
하지만 전혀 달라 보이는 양쪽 사이에 서서 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일이 ‘연결’과 ‘융합’이라는 사실을 차츰 알게 됐어요. 사회과학계열이면서도 통계학을 다루는 심리학이 적성에 잘 맞았고, 대학원에서는 청소년의 심리 요인을 살피면서 동시에 문화적 배경과 지원 정책에 관심을 둔 연구를 했어요. 그러면서 청소년 NGO 중에서 국가 법률과 정책에 가장 활발하게 관여하는 푸른나무재단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죠. 지금은 '소셜임팩트’와 ‘테크’ 사이에 서 있네요. 카카오임팩트 안에서 사회 문제와 기술을 연결하는 일을 함께하고 있어요.
Q2. 올해부터 테크포임팩트 내에서 캠퍼스와 관련한 프로젝트 전반을 이끌어가신다고요. 테크포임팩트와 담당하고 계신 프로젝트에 대해 알려주세요!
다니 : 테크포임팩트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임팩트 조직과 기술 전문가(조직)를 연결해, 기술로 사회문제 해결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여러 사회문제 중에는 효율적인 해결을 위해 IT기술의 접목이 필수적인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소셜 조직에서는 기술 경험이 인입되기도, 쌓이기도 어렵죠.
기술이 조금만 돕는다면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문제인데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때가 더러 있어요. 한편 최근 IT업계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요. 본업 외 활동(사이드 프로젝트)을 하며 새로운 재미와 가치를 찾는 흐름도 점점 더 생겨나고 있고요. 테크포임팩트는 소셜임팩트에 관심 있는 기술 전문가와 소셜 조직을 연결하고, 궁극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공동목표를 위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려 해요.
소셜임팩트 조직은 사회혁신가 지원 프로그램인 ‘브라이언 펠로우’를 통해 선정된 분들을 우선적으로 태핑 해나가고 있고요. 이분들을 기술 전문가와 잇는 방식은 현업 전문가들과 연결하는 ‘커뮤니티’ 사업, 그리고 예비 전문가인 대학생과 연결하는 ‘캠퍼스’ 사업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어요.
테크포임팩트 캠퍼스에서는 대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팀을 이루어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사회 변화를 상상하고, 기술 솔루션을 프로토타입 형태로 개발해요. 팀별로 카카오 현직 개발자가 1명씩 멘토로 매칭돼서 결과물에 대한 전문 피드백을 제공하고요. 작년 가을에 카이스트 전산학부 내 수업으로 처음 진행했고, 올가을에도 개설될 예정이에요. 작년에는 5개의 소셜임팩트 조직(6명의 브라이언 펠로우)과 연결되어 총 9개의 솔루션이 제안되었어요. 수강한 친구들이 ‘직접 펠로우분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으며 고민하고 개발할 수 있어 유익하고 즐거웠다’, ‘기술로 사회 문제를 푸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좀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 전산학부로 전과했다’는 등의 소감을 전해주기도 했어요.
Q3. 올해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프로젝트에서 전년도와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요?
다니 : 학생들이 더욱 깊고 폭넓게 소셜임팩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에 변화를 주었어요. 작년에는 브라이언 펠로우와 카카오임팩트가 미리 정해놓은 사회 문제에 공감하는 친구들이 모였다면, 이번 학기에는 사회문제 발굴부터 솔루션 기획과 개발까지 직접 하게 될 거예요. 펠로우분들에게도 대학생들을 통해서 기술 솔루션을 상상하고 실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거고요.
개강 첫 주에 열리는 1박 2일의 캠프에서 6명의 펠로우와 학생들이 함께 모여 문제 정의 워크샵을 가질 텐데요. 수강 신청 단계에서 페이지로만 만났던 펠로우를 직접 만나, 일선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어보고 팀원들과 함께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이후 학생들은 다음날까지 팀별로 솔루션 기획안을 작성해 서로 발표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거고요. 학기가 끝날 때면 총 8개의 기술 솔루션이 도출되는 것을 목표로 해요.
Q4. 올해 캠퍼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다니 : 가을에 열릴 카이스트 수업을 준비하면서, 팀 크루들과 함께 브라이언 펠로우 분들을 직접 만나 뵀는데요. 지금도 곱씹게 되는 순간이에요. 펠로우님들을 통해 기술이 닿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 관심이나 합리적 인식조차도 부족한 사회 문제들에 대해 전해 들었는데 분한 마음마저 들더라고요. 소셜임팩트 조직 중에서는 기술 솔루션을 상상하는 것조차 어려운 곳도 있었고, 아주 기초적인 디자인 리소스에 대한 도움이 절실한 곳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도 했어요.
캠퍼스 프로젝트 규모상 한 회에 참여할 수 있는 펠로우 수가 한정적이다 보니, 꼭 참여하고 싶어 하셨는데 함께하지 못한 펠로우님들도 계셨어요.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저 역시 아쉬웠어요. 내년부터는 다른 학교에서도 테크포임팩트 캠퍼스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더 다양한 사회문제를 마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예비 개발자뿐만 아니라 예비 기획자, 예비 디자이너들도 참여해 기술 솔루션을 함께 상상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해 담당자로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5.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니가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양인가요?
다니 : 미래세대 인재 육성과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우리가 자원을 합리적으로 나누고 마음을 모을 수 있다면 지금 겪는 많은 사회 문제들 대부분이 크게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앞으로의 세상을 이끌어 나갈 친구들이 타인, 기술, 환경과 지혜롭게 공생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프로젝트가 미래의 인재들에게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과감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하고, 안전하게 실험하는 경험을 제공했으면 해요. 그리고 이 경험이 그들에게 좋은 씨앗이 되어, 자신의 역량을 매개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요. 그런 사람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는 미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6. 다니가 생각하는 ‘일’이란? 그리고 다니의 ‘일’은 세상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나요?
다니 : 일은 생계 유지 수단을 넘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삶의 중요한 한 방편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통해서도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싶은지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개념틀 안에서 내 일이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피면서 방향을 설정해온 편이에요. 지금 밟고 서있는 터전을 현재 함께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전에 지나간 세대, 앞으로 다가올 세대와 같이 공유하는 것으로 바라보려 노력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겪은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선배들의 경험 속에서 배우고, 후배들에게는 지금보다 더 좋은 경험을 쌓아나갈 기회와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껴요. 제가 현재 하는 일을 통해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치열하게 관여하고 싶어요.
어느 한쪽에 완전히 속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느끼던 때도 있었지만, 중간 지대에 서 있었기 때문에 연결의 힘을 깨달았고 이제는 그 힘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다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따뜻한 기술이 좋은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믿으며 분투하는 모두에게, 그녀의 이야기가 든든한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