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험 결과들
지난 분기, 상품 상세 페이지를 개선했습니다. 스타일쉐어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End Page 중 하나입니다. 결국 End Page로 얼마큼 많이 유입시켰고, 비즈니스 효과를 냈는지가 서비스의 지표, 볼륨이 됩니다. 그래도 트래픽이 적은 웹이라 부담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행 과제로 AB 테스트할 수 있었습니다.
상품 상세페이지 개선의 목표는 두 가지였습니다.
유저가 상품 상세에서 이탈하지 않고 다음 단계로 전환될 수 있게 돕는다
첫 구매자의 구매 전환율을 상승시킨다
Goal을 받고는 문제를 정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단계에서 PM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갑론을박도 하고 데이터 찾아달라 떼써가며 문제라 생각했던 게 진짜 문제가 맞는 지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전 이 과정이 디자인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꽤 피곤해요. 어쩌면 누구나 알 법하고, 처음이랑 똑같은 문제 정의가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개선 과정에서 누구나 필요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정말 필요한 지, 그렇다면 서비스의 차별화는 어떻게 녹여내 임팩트를 높일 것인지’ 등 심도 있는 파악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의욕과 자신감도 생겼구요.
그리고 상품 상세 페이지의 역할을 정의했습니다. 이 부분을 저는 컨셉이라고 부르는데, 그 컨셉대로 잘 굴러가는지 결과를 파악하기 위해 목표 지표도 함께 설정합니다.
웹에서 상품 상세 페이지는 유입되는 경로가 정말 많은 페이지입니다. 그중 네이버 최저가 검색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목적이 강한 페이지이기 때문에 추천과 관련된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제공한다면 다른 페이지로 유입도 얼마든지 유입시킬 수 있는 페이지입니다.
보통 홈이라고 부르는 화면을 서비스의 첫 화면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Web에서는 사람들은 스타일쉐어를 상품 상세 페이지로 처음 만납니다. 게다가 스타일쉐어를 모르는 사용자가 대부분입니다.
첫인상에서 커머스 서비스가 마땅히 주어야 할 인상은 신뢰입니다. 신뢰를 주는 커머스에 대해 연구한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심미성’도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회적 증거 적용: 실제 구매 숫자, 반응 숫자, 리뷰 개수 등…
디자인이 심플할수록 신뢰성을 주는 연구가 있음
첫 구매 쿠폰 노출: 날 사다오! 같은 찌라시처럼 보이기 쉬운 페이지라 혜택 배너를 최대한 UI에 녹아들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상품 상세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입니다. 상품의 모든 정보가 다 담겨 있지만 첫인상이죠.
가격 경쟁력: 이 페이지로 가장 많이 유입되는 경로는 네이버 최저가 검색이었습니다. 가격에 예민한 유저를 고려해 쿠폰 혜택 가격을 노출하고 최저가 하나만 강조했습니다.
상품명 단순화: 대괄호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정말 난감합니다.. 가독성도 안 좋고 정보 분리도 되어 있지 않아 너무 없애고 싶은 존재.. 하지만 판매자나 공급자는 잘 팔고 싶고. 그래서 팀에서 상품명에 사용된 대괄호를 몇 가지 패턴으로 추려내고 총 6가지로 대치, 통합을 했습니다. 사용자에게는 3개만 노출됩니다.
사회적 증거: 스타일쉐어에서만 줄 수 있는 숫자입니다. 다른 사람도 이용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숫자입니다.
GNB 영역: 흰 배경에 텍스트는 탭 메뉴 내용이 강조되어 보여 복잡도를 야기했습니다.
소 카테고리 추천 상품: 가장 연관성이 높은 상품군인 소 카테고리를 추천합니다.
브랜드 인기 상품: 특히 브랜드 페이지 내에서 상품 PV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사용자의 니즈로 파악해 UI에서 중복 노출 및 큰 지분을 주었습니다.
우리나라 커머스에서는 ‘바로 구매’를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양 커머스에서는 ‘장바구니’죠.
궁금했어요. 더 좋은 사용성과 더 높은 비즈니스 임팩트는 뭔지 실험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다음 컨버전을 늘리기 위해 과감히 ‘장바구니 담기’로 CTA 버튼을 변경했습니다(PM이 밀어붙였고 저는 망설였지만 실험이니까 일단 Go).
AB테스트를 했고, 목표했던 지표 상승을 이루었습니다.
전체 퍼널에서 실험군 결과가 모두 좋았습니다. 구매 완료까지 약 20% 성장이 있었어요. 짝짝.
CTA버튼을 장바구니로 전환시킨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친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기만 하고 페이지에 방문하지 않을까 봐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서비스의 좋은 첫인상이라는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 보려면 서비스에 로그인/가입하려는 시도를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로그인/가입 페이지까지: 기존 페이지는 17%, 실험군은 45%의 유저가 로그인 및 가입을 시도했습니다.
로그인/가입 완료: 기존 11%, 실험군: 32%
브랜드 페이지에서 상품 상세페이지 PV가 높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상품 상세페이지 PV도 함께 증가하는 선순환을 가져왔습니다.
실험군이 약 4배 정도 높았습니다.
처음 개선 프로젝트 미션을 받았을 때 리텐션은 목표 지표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개선이라는 미션의 목표는 밑 빠진 독의 구멍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제품이 좋으면 마케팅 비용도 절감되기에 더 큰 효과를 냅니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기존 고객을 확보하는 것보다 5 ~ 25 배 더 비쌉니다. 이는 고객 유지율을 5 % 증가시키면 이익을 25–95 % 사이에서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ROI의 실천이 아니라 실제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출처]
중요한 페이지이지만 웹의 트래픽이 적어 이것저것 실험할 수 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커머스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많은 페이지를 뜯어보면서 얽히고 얽힌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가령 상품명이 저렇게 된 이유, 네이버 최저가 검색이 역시 짱이다, 같은 것들.
처음 서비스를 찾는 건 프로모션이든 입소문이든 마케팅일 수밖에 없지만, 다시 돌아오게 하는 건 프로덕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막중하죠. (나 혼자 진지해?)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작은 실험에서 성과가 났다고 해서 그 디자인이 끝이 아닙니다. 실험한 이유는 다음에 잘하기 위해서니까요! 아마 그다음도 실험이 되겠지만, 계속해서 얻고 반영해보고 또 얻고 하는 게 제 일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간절한)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