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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호 Mar 30. 2020

습관:
앉은자리에서 더 나은 삶을 사는 법

서평: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비즈니스북스, 제임스 클리어 지음.


SJ성향의 사람이 꼼꼼히 분석한 '활용 가능한 습관 안내서' 



책을 읽던 초반과 다 읽은 이후의 평이 많이 달라졌던 책이다. 독서 초기에 자기 계발서이면서 베스트셀러였다는 책의 스펙은 내게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자기 계발서는 결국 성공이라는 결과를 두고 역으로 성공요건을 끼워 맞추는 데 그치고 말며, 자기 계발서가 말하는 성공이란 아주 지엽적이고 특정한 가치만을 추켜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그 책이 나에게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은 결과만 두고 따지지도 않았고 특정한 모습만이 성공이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좋은 습관을 익혀 저마다 자리에서 보다 나은 삶을 살도록 세심하게 안내하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루라며 강요하지도 않았다. 저자가 말하는 습관이란 반드시 어떤 경제적인 혹은 사회적인 요건, 자신의 커리어를 최상으로 높이기 위한 데 있지 않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때로 ‘휴대폰 덜 보기’ 같은 사소한 것이다. 이 같은 사소한 목표이더라도 달성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었다.     

 

책의 전체적인 논리는 단순하다. ‘사소한 습관이 모여 결국 성과를 만든다.(그러니 지치지 말고 노력해야 한다)’ 이는 따지고 보면 너무 당연한 소리다. 하지만 이 단순한 논리를 심리학이나 과학의 이론을 토대로 타당성 있게 설명하고 있어 신뢰가 간다. 습관 형성을 위해 제시한 원리나 모델도 정확한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고 세밀하고 꼼꼼히 검토한 태가 난다. 저자는 책을 쓰기까지 열정적이고 전문성 있게 연구를 했을 것이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서평을 쓰면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요소, 방법, 습관 형성 모델 등을 낱낱이 소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요약한다고 해서 될 종류의 책이 아니고 글의 전후 맥락을 따지지 않는다면 오해를 낳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냥 좀 다른 의미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면서 서평을 맺고자 한다. 다른 의미라고 조건을 붙였지만 책의 핵심 주제를 담고 있기도 하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한 가지 정체성을 지나치게 붙잡고 있으면 결국은 부러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령 ‘난 대단한 군인이야’라고 하기보다 ‘나는 단련되고 믿을만하고 팀에서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야.’라는 식으로 정체성을 형성하라는 것이다. 어떤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 다른 것은 보지 말고 앞만 보고 달리라는 다른 책의 메시지와 다르다. 진정성이 느껴졌고 필요한 태도라는 판단이 들었다.     


열정을 다하고 끝없는 노력을 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은 세우고 그들이 했던 뼈를 깎는 노력을 나열하는 글을 읽다 보면 ‘삶’이 지워진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나는 인간으로서의 삶은 이어져야 하고 자기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저자는 어떤 목표 그 자체보다 자신을 잃지 않고 삶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한 가지 정체성을 붙들고 있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장의 소제목은 ‘다른 삶에도 길은 있다’이다. 읽기에 따라 패배한 자의 변명 같을 수 있지만 위와 같은 자세가 오히려 더 나은 삶을 위한 지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새로운 모습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했다. 끝없이 변하는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한 가지만 물고 늘어지기보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적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연한 정체성 형성을 위해서는 끝없이 자기 인식을 하는 태도가 필요한데 이는 내가 평소 중히 여기고 관심을 갖고 있는 ‘성찰적 태도’와도 연관이 있었다.   

     

평소 책을 구입해서 읽지는 않는 편이다. 보고 싶은 대로 마음껏 구입하고 보관할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고 학습을 위한 도서가 아닌 이상 여러 번 들춰볼 일도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만큼은 구입해서 찬찬히 읽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무언가를 빠지지 않고 하고는 있지만 방향성을 잃은 내게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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