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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나 Sep 30. 2020

첫째와 둘째를 대하는 엄마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엄마의 역할과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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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3 달새 시력이 너무 떨어졌고, 근시가 생겼다 해서 안경을 맞추었다. 안과에서 검사한 날 속상함을 넘어 화가 차오르다 또 이내 내 탓같아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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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로 태어난 아이는 늘 약해서 아기 때부터 심장 쫄깃해하며 키워왔었다. 내가 내 것들을 일시 멈춤 상태로 둘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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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7살이 된 2월 어느 날 아침에는, 옆에서 깬 아이의 첫마디가 "엄마, 눈이 안 보여, " 였었다. 그리고 좀 지나 다시 보인다 했었다. 그런 보임과 안보 임의 반복의 시간들을 몇 달 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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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이 안 보인다는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터져나갈 정도로 두려움과  동시에 난 당장 세계여행을 떠나서 이 세상을 미리 보고 기억하게 해 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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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들을 했어도 병명이 없었고, 이유를 몰랐다. 그래서 소위 용하다는 한의원을 찾아 약을 지어 먹이고, 몸에 좋다는 음식들을 열심히 챙겨 먹이며, 최대한 쉬게 했고 아이의 눈은 원상태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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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기억들 때문인지 눈이 나빠졌다는  의사의 평범한 말 한마디에  요 며칠 동안 내 기분은 엉망이었다. 안경을 쓰면 되는 간단한 일인 건데, 받아들이는 내 마음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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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준 사랑의 크기에 비하여 스스로 알아서 커주는 둘째가 그림일기를 썼다며 내민다. 그 날 산 시크릿 쥬쥬 원피스를 나름 똑같이 그려옴에 피식 웃음이 났다. 이 아이는 그저 나를 마냥 미소 짓게만 만들고, 큰 아이에 관한 사소함조차도 나를 예민해지게 만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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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다름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을 대하고 바라보는 내 마음가짐의 문제임을 이따금 생각해보곤 한다. 그러나 여전히 쉽지 않은 듯하다. 엄마 역할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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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태도
#엄마 일기
#첫째와 둘째
#6살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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