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 삼일째날에, 만 48시간도 조금 안돼서 퇴원을 했다. 이틀쯤 아플테고 이틀쯤 쉬겟다던 나의 상상은 물거품이 되었고, 가져갔던 책은 펴보지도 못했다. 생각보다 빠른 퇴원 일정에 묘한 허무함이 있었다고나 할까
반절제 예정이었는데, 막상 오픈후 전체절제를 했고 임파선 전이가능성때문에 동위원소치료를 생각해두라는 의사말에 처음으로 눈물이 났다. 8년을 아이키우느라 혼자 개고생하다, 이제야 나 하고픈 것 좀 하려니 왜 또 멈추라 하나 싶어 억울함이 밀려왔다. 그러다가 지금 발견해 수술했으니 감사한 일이다 생각하자며 셀프 토닥토닥. .
엄마가 없으니 3일밤이 30일 같았다던 아이들의 말과 헬쓱한 얼굴에 맘이 저려온다. 남에게 못 맡기는 내 성격이 내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구나 싶다. 힘들면 힘들다 말하고 도움을 청하기 보담, 어차피 그 누구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생각하기에 혼자 울고 웃다 시간에 맡기곤 했던것 같다. 언젠가 남편에게 아이들을 버릴수도 없고, 육아가 끝이 없다라며, 난 내꺼가 하고 싶고 그럼 어떡하냐라며 악을 쓰며 싸웠던 적도 있다. .
늘 내 스스로에게, 주변인들에게 하는 말처럼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싶다. 내가 선택한 일이니 누굴 원망하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