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를 기다리는 중
일요일 밤이다.
그것도 무려 월요일이 되기 30분 전이다.
잠들기 제일 아쉽고, 약간의 우울감과 허망함까지 찾아온다. 이대로 눈 감고 뜨면 진정 월요일이 시작된다니 현실을 부정하고 싶다.
토요일, 일요일 모두 밖에 나가서 알찬 일정을 소화했지만 아직 모자란 휴일이다. 금요일 야근으로 발목 잡혀 주말을 위한 전야제가 충분하지 못했던 게 틀림없다.
햇빛 쨍쨍한 토요일에는 단풍 대신 알록달록한 등산객들의 패션을 보며 등산을 다녀오고, 필수코스라는 순두부 전문집에 가서 막걸리까지 곁들여먹었다. 일요일에는 무거운 종아리를 이끌고 예약해 둔 사진전을 찾았다. 딤섬맛집에서 어향가지, 사천탕면, 딤섬까지 섭렵하고 멋들어진 팝업 스토어도 보고 왔다.
회사 안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로 이렇게 꽉꽉 눌러 담기에 주말 이틀이라는 시간은 너무 틈이 좁다.
직장인의 삶이란 이리 평이하고, 평범하다. 원하는 건 주 4일제와 로또 당첨뿐.
다가오는 월요일 출근 전, 향수를 뿌려야겠다.
그리고 로또 명당에 가서 간절한 마음으로 로또 2장을 구매할 것이다. 주말이여, 나에게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