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레터>에 나오는 1972년도 카메라: 폴라로이드 SX-70
날짜: 2025년 4월 13일 일요일
시간: 40분
사진 찍는 사람: 카메라가 하나 더 갖고 싶어졌어. 디지털 카메라 하나 팔고 새로 사야겠어요.
글 쓰는 사람: 그러세요
사진 찍는 사람: 영화 <러브레터>에 나왔던 카메라야.
2025년 1월 1일. 새해를 맞이하면서 나는 혼자 재개봉 한 영화 <러브레터>를 보러 갔었다. 평소에도 혼자 영화관, 보통은 독립영화관에서 독립영화를 보러 간다. 예전에 딱 한 번, 한 해의 마지막 날과 새로운 해의 첫날을 영화관에서 보내고 싶어서 심야 영화를 본 적도 있었다. 영화관에서 새해를 맞이해 보고 싶어서! 올해처럼 새해 첫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너무 좋았기에 내년 새해 첫날에도 (이때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영화관을 가고 싶다.
*여기서 잠깐!
글 쓰는 사람이 올해 영화관에서 본 영화들: 러브레터, 룸 넥스트 도어, 타이페이 스토리, 미키 17, 스윙걸즈,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평소에 책만 매일 보기 때문에 영화를 거의 안 보는 게 맞다. 올해 벌써 읽은 책은 82권인데, 올해 본 영화는 고작 12편이다..!
사진 찍는 사람이 SX-70이라는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바로 내가 올해 봤던 영화 <러브레터>에 나오는 카메라라고 말해준 순간, 또 찾아봤다. 이 카메라는 1972년에 나왔다. SLR 방식 (Single Lens Reflex), 필름 팩 안에 배터리가 있다. 이전에 내 글에 여러 번 등장한 폴라존 카메라 가게 사장님이 바로 이 SX-70의 전문가라고 보면 된다. SX-70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필름 팩도 개발, 판매, 그리고 수리까지 하고 계시니깐 영화 속 폴라로이드 SX-70가 궁금하다면 이곳으로!
폴라존 카메라 사장님이 추천하신 사진집이 앙드레 케르테츠의 폴라로이드 사진집 'The Polariods'이었는데, 사진 찍는 사람이 이 사진집을 사줘서 볼 수 있었다. 이 사진집에서 사용된 카메라가 바로 폴라로이드 SX-70이다. 올해 1월 1일에 영화 <러브레터>를 혼자 봤을 때, 그때의 나는 몰랐겠지. 이 영화에 나온 카메라만 파는 곳을 가게 되고, 사장님과 친해져서 (심지어 저번에 지하철 출근길에서 사장님을 마주쳤다..!) 대화를 나누다가 사진집도 추천받고, 근데 이 사진집에도 이 카메라가 등장하고. 돌고 도는 카메라와 사진의 만남, 사진 찍는 사람과의 만남.
앙드레 케르테츠는 아내와 사별하면서 사진을 안 하다가 이때 새로 나온 폴라로이드 SX-70으로 사진을 다시 찍기 시작했다. 1912년에 처음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는데, 노년의 삶에서 첫 사진을 찍고 인화했던 그 순간을 재발견했다고 책에 나와있다. 85살에 최신 카메라였던 SX-70로 사진을 계속 찍었던 사람. 나는 무엇보다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움을 시도하고 발견한 그의 태도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다.
헝가리 출신 앙드레 케르테츠와 아내 엘리자베스 케르테츠는 1936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시대적 배경과 타이밍, 영어라는 언어의 한계, 그의 부족한 비즈니스 능력 등의 이유로 그가 갖고 있는 사진의 재능이 돈으로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 그때 그의 곁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먹고살 수 있게 해 줬던 아내 엘리자베스. 60대가 됐을 때, 비로소 그의 사진이 미국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때부터 우리가 아는 앙드레 케르테츠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잠깐!
글 쓰는 사람은 14개의 학교, 8개의 언어를 배우면서 자랐다. (지금도 8개 국어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만 거의 써서 다른 언어를 쓸 일이 없었다...) 앙드레 케르테츠가 겪은 이민과 이주의 모든 것을 나도 안다. (그가 살았던 헝가리와 프랑스는 여행으로도 갔다 왔고, 미국은 6개월 간 잠시 살았다) 한국어를 제외하고 (어릴 때 한글 학교도 매주 다녀야 했지만) 영어, 아제르바이잔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히브리어, 아랍어, 그리고 스웨덴어. 내가 배워야 했던 언어들. 이 모든 언어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을 때도 분명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대학생 때부터 영어와 관련된 일을 시작해서 프리랜서 때까지 이어지다가, 지금은 직장인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외국계 기업에서 영어로 계속 일하니깐 도망칠 수 없다..!
40년 넘는 삶을 함께 공유했던 아내와 사별하고 다시 사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 헝가리에서 만났을 때 앙드레 케르테츠는 사진과 전혀 상관없는 금융기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둘 다 예술에 관심이 있었고, 그래서 그 일을 그만두고 앙드레 케르테츠가 먼저 프랑스로 가서 사진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엘리자베스가 사진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응원과 지지를 해 줬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다음에 결혼을 하고 몇 년 후 미국으로 같이 이민을 간 것!
많고 많은 카메라들 중에서, 그의 마지막 카메라로 SX-70을 선택한 이유는 가장 빠르게 사진을 찍고 받을 수 있었던 폴라로이드만의 특징에 있다. 80대의 할아버지가 된 그가 더 이상 암실에서 사진을 인화하고, 오래 걸리는 현상 작업을 할 수 었었기 때문에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그의 일상을 담을 수 있게 해 준 즉석 카메라. 영화 <러브레터>가 개봉 한 지 30년, 폴라로이드 SX-70가 나온 지 50년이 넘었다. 나중에 할머니가 돼서 내가 마지막으로 사용할 카메라는 어떤 카메라가 될까. 무엇을 그리워하고, 어떤 새로움을 발견할까.
폴라로이드 앱으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연결할 수 있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바로 스캔할 수 있다. 사진 찍는 사람이 알려준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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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날짜: 일본, 1995년
개봉 30주년 기념, 올해 2025년 1월 1일 재개봉
사진 찍는 사람: @ted_opic
글 쓰는 사람: @thesall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