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떴어요

by 차렷 경래

보름달이 떴어요

김경래

하늘에 하얀 쟁반이 올라왔다
살코기와 채소가 담겼고
바다의 썰물과 밀물을 끌어 모아
푸르스름 생명을 촉촉이 담는 그릇을
산기슭에 살짝 숨겨 두었다가
한 달에 한 번 소중히 꺼내본다

첫 딸 낳고 친정에 간 아내에게
쟁반 같다고 장모님이 그러셨다
아기를 담고 열 달을 둥글게 불리던
물기 촉촉한 태반을 닮느라
동그랗게 되었었다

저 둥근 약속을 깨트리지 않으려
지금도 내 눈에 조심스럽게 담아보고 있다
살아가려고 발버둥 칠 때면
둥글둥글 그렇게 닮아 가고 싶어서
눈 안에 가득 둥근 열매를 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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