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가는데 양 가더구만, 죽었는데 불가사의하게 붉구나
대체로 우리는 철학적 분석이 체질이 된 사람들이다. 시시콜콜한 일에도 검증하려들고 파헤치려 한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것은 수많은 불가항력을 맞닥뜨린 초인적인 여정인지 모른다. 가능보다는 불가능이, 퀭함보다는 착시가, 탄탄대로보다는 불시착이 주종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허허 털털 잘 살아간다. 안 그러면 어찌하랴, ‘다 지나가는’ 것을.
죽은 것 같지만 살아 있는 자 보다 더 붉은 것들이 있다. 비에 젖어 땅에 구르는 단풍잎 하나에도 감동을 전해 받았다. 분석한다고 되지 않는 불가항력의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