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효과
경제적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노벨경제는 대한민국 재린이, 주린이, 부린이를 위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가들의 이론을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그리고 삶의 투자에 적용한 브런치북입니다. 각자 지닌 삶의 무게로 힘드신 청년 여러분, 본 연재가 그대의 삶과 투자에 좋은 나침반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오늘날 청년에게 결혼은 무엇일까요. 누군가에게는 언젠가는 풀어야 하는 방학숙제일 수도 있고, 포기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초저출생 국가로 돌입한 우리나라는 혼인 세액공제라고 해서 결혼하면 최대 100만 원 세제혜택을 주는 정책을 제정했습니다. 그러나 실효는 없어 보입니다. 백만 원을 돌려받자고 결혼하는 청년들이 정말로 있을까요.
기존 결혼 시장에는 전통적으로 선이 있었습니다. 집안과 집안을 소개하는 만남이나 배필을 연결해주는 중매가 있었죠. 이 부분이 발달해서 오늘날 결혼 정보 기업이 되었습니다. 결혼 정보 기업도 사실 플랫폼 기업으로 양면 시장입니다. 카카오나 네이버와 다른 점은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집단이 남자와 여자란 그룹으로 나눠지고 이용료를 받을 뿐이죠.
대부분 플랫폼 기업처럼 양면시장이 제대로 형성되도록 결혼 정보 기업 역시 두 집단 모두를 끌어당겨야 합니다. 여자 회원을 많이 모아도 남자 회원이 가입하지 않으면 효용이 없으니까요. 양면 시장에서 이익 창출 구조는 위와 같이 양쪽에서 모두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있고, 한쪽 그룹에만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콘텐츠 플랫폼 기업 구조와 동일한데요. 이러한 양면 시장을 가지는 기업은 플랫폼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효용이 커져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채팅을 한다고 가정합시다. 혼자서 채팅방을 이용하면 이용자가 얻는 효용은 겨우 메모 기능밖에 없겠죠. 그러나 채팅하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대화가 많아지면 정보 교환 등 효용이 창출됩니다. 이런 현상을 경제학에서 네트워크 효과라고 하는데요. 따라서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플랫폼 이용자가 아닌 아르바이트생을 모객 하기도 하죠. 또한 그룹 인원 정보를 비공개로 해서 네트워크 효과를 스스로 차단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양면 시장에서 승자독식 기업이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유일한 업계이기도 합니다. 곧 나타나겠죠.
사실 곰곰이 생각하면 결혼 역시 양면 시장입니다. 결혼 적령기 커플이라면 한 번쯤 양가 집안에 인사를 드리러 갑니다. 결혼하려면 양가의 승낙을 모두 얻어야만 되기 때문이죠. 한 집안에서 반대한 순간 결혼은 성립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결혼은 플랫폼 기업처럼 다른 그룹에서 긍정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얻습니다. 이 집안에는 아들이 하나 생기고, 저 집안에는 딸을 하나 얻게 되니까요. 또한 당사자 역시 남편과 아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가지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냅니다. 적어도 경제 공동체로 의사 결정에 효율이 생기니까요.
그러나 핵가족화 현상을 겪었고 이미 미니 가정에 와있는 우리 사회에서 집안과 집안이라는 네트워크 효과는 긍정적 이미지보다 사실 부정적 이미지가 더 많습니다. 시대는 변하는데 관습은 그대로인 것이죠. 우리 사회에서 결혼은 이제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다음 22회는 "앵거스 디턴, 돈과 행복의 관계를 말하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