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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파리타Lee Dec 26. 2020

혼자 요가할 건데, 팁 같은 거 없어?

요가원이 문을 닫았다고 요가를 접을 일은 아니지

혼자 요가를 하면 뭐가 제일 아쉬울까?

바로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거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이 자세는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 여기서 발목은 왜 아픈 건지..

요가원에 다녔다면 선생님들한테 물어볼 테지만 혼자일 때는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다.

요가원이 그리운 또 다른 이유는 선생님들의 세심한 터치, 바로 자세 교정이다.

요가 수업을 다녔다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선생님의 손이 닿자 몸의 새로운 부위에 자극이 오면서 자세 전체의 느낌이 확 달라지는 순간을 말이다.

난 선생님이 나비 자세에서 골반을 잡아줄 때 어찌나 (아프면서!) 시원하던지!

요가원에서의 수련에는 이것 말고도 공간을 가득 채우는 열기, 깊은 집중으로 교차하는 숨소리, 함께 수련하며 주고받는 교감과 에너지가 존재한다.

코로나 때문에 요가원이 전격 문을 닫은 요즘, 상상하건데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그리워하며 홀로 요가를 준비할 테지.


혼자 하는 요가는 자유롭다.

근데 자유에는 뭐가 따라온다? 책임이 따라온다.

요가원처럼 정해진 스케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간이 따로 마련된 것도 아니다.

수업을 리드해주는 선생님도 없고, 이미 조성된 분위기도 없으며, 내가 잘못하고 있을 때 와서 바로잡아 줄 사람도 없다.

그 대신 혼자일 때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원하는 스타일의 수련을 할 수 있다.

유튜브에는 요가 동영상이 넘쳐나고,

마음만 먹는다면 집안 어디든 수련하는 공간으로 쓸 수 있다.

옷차림도 완전한 자유다.

꽉 끼는 요가복을 던져버리고, 가슴을 조이는 브라를 벗어버리면 몸은 가벼워지고, 움직임은 한결 자유로워진다.

다 늘어난 운동복도 좋고, 날이 더울 땐 팬티바람의 반나체도 오케이!

요가원에는 절대 입고 갈 수 없는, 세상 후줄근한 내복 바지와 난닝구만큼 수련하기에 딱인 것도 없다.


자유는 좋지만 함께 따라오는 책임은 어렵다.

특히 의지를 다지는 게 어렵고,

조언자나 리더가 없으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또 어렵다.

의지를 다지는 법, 혼자서도 꾸준히 수련하는 법은 다음 글에서 얘기해보도록 하고.

오늘은 혼자서도 잘 수련하는 법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요가 자세는 다 나름의 '자극 포인트'를 갖고 고안됐다.

위 사진 같이 전굴(前屈)하는 자세는 다리 뒤쪽만 늘리는 게 아니라 엉덩이(대둔근), 허리와 등(척추기립근)까지 길게 늘여 유연성을 기르는 게 요지다.

한데, 등을 둥글게 말거나 발끝을 당기지 않는다면 이 의도한 근육들을 온전히 쓰지 못한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이 자세를 하며 가슴을 펴고, 척추를 길게 늘이고, 아랫배와 발끝을 당겨오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참초: 파시모타나사나 아나토미)


혼자서도 잘 수련하는 법의 첫 번째는 이러한 자극 포인트를 유념하는 것이다.

요가 영상을 보며 수련할 거라면 자세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꼼꼼히 알려주는 영상이 좋다.

스스로 시퀀스를 짜서 수련한다면 자세를 배울 때 들었던 포인트들을 잘 기억해두는 게 필요하다.

몸을 조금만 다르게 써도 아사나의 느낌과 효과가 완전히 달라지니 꼭 시험해보길 바란다.


두 번째는 자기 몸 관찰하기다.

혼자 하는 수련에서는 내가 수련생이자 선생이다.

누군가가 옆에서 봐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가 수련의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수상한 통증'이 있다면 무리해서 밀어붙이지 말고 강도를 줄이면서 관찰하는 것이 좋다.

무릎은 절대 스트레칭을 하는 법이 없으며

발목-무릎-골반은 연결되어 있어 서로 '보상 작용'을 꾀하니 그 점을 유의한다.

그 말은 즉슨, 무릎이 아프다면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이고

그건 골반 혹은 발목이 할 일을 무릎이 대신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나이 들면 무릎으로 고생한다니, 요가를 할 때도 무릎을 소중히 다뤄야 하겠다.


다행히도 혼자 하는 요가는 집중하기에 좋아, 내 몸을 관찰하기도 수월하다.

좀 더 밀도 있는 수련을 하고 싶다면 시퀀스를 외워서 해보는 걸 추천한다.

마음에 드는 요가 영상이나 시퀀스가 있다면 여러 번 반복하며 동작의 순서를 익힌다.

그런 다음 영상도, 시퀀스가 적힌 책도 덮어놓고 수련을 한다.

그럼 내 모든 주의가 수련으로, 내 몸과 호흡으로 모인다.

디렉션을 급히 따라갈 것도 없고, 연거푸 고개를 들어 자세를 확인할 일도 없다. 

 내 리듬에 맞추니 호흡은 자연스럽고 몸에 대한 자각은 선명해진다.

그룹 클래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몰입이다.

장담하건데, 이는 혼자 하는 수련의 가장 큰 매력이다!


요가원이 문을 닫았다고 요가를 접을 일은 아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이참에 홈요가가 선사하는 자유와 온전한 몰입을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발바닥에 오장육부가 다 있듯, 요가 수련에는 우리의 삶이 녹아 있습니다.

차파리타의 홈요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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