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우린 오래, 아주 오래 함께할 거야
야 나랑 놀자, 밤늦게까지 함께 손뼉 치면서
나랑 마셔, 너와 나의 몸이 녹아내리면
나랑 걷자, 저 멀리 까지 가다 지쳐 누우면
나랑 자자, 두 눈 꼭 감고 나랑 입 맞추자
나랑 아니면 누구랑 사랑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어디에 자랑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야 나랑 놀자, 어디 가지 말고
그리울 틈 없도록 나랑 살자
아주 오랫동안 우리 같이 살자
나랑 아니면 누구랑 사랑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어디에 자랑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아무렇지 않게 넌 내게 말했지
날 위해 죽을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알아, 나도 언제나 같은 마음이야 baby
아마도 우린 오래 아주 오래 함께할 거야
미성인 듯 아님 마치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어라 정의할 수 없는 검정치마의 목소리가 이 노래의 멜로디 위에 덧입혀질 때 무언가 먹먹해지고야 만다. 슬픈 멜로디도 아니고 슬픈 목소리도 아니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괜히 슬퍼진다. 어릴 적 조금이라도 슬프거나 화가 나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엉엉 소리 내어 크게 울어버리곤 했던 때와는 다르게 나이를 먹을수록 소리 내어 울기보다는 울음을 참으며 마음으로 우는 것을 배운다. 이 노래를 들으면 마치 그런 느낌이다. 마음으로 온 슬픔을 삼킬 때처럼 먹먹하고 답답하다.
가사를 천천히 들어보면 이렇게 달달하고 로맨틱할 수 없다. 야, 나랑 놀자. 밤늦게까지 함께 손뼉 치면서. 나랑 마셔, 너와 나의 몸이 녹아내리면 나랑 걷자, 저 멀리까지 가다 지쳐 누우면 나랑 자자, 두 눈 꼭 감고 나랑 입 맞추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인데, 마치 겉모습은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랑을 할 때만은 순수한 소년이 되어버리는 한 남자가 좋아하는 소녀에게 툴툴대며 말하는 것 같다. 근데 겉모습은 어른이라, 그 말이 순수하지만은 않게 들린다. 그래서 그조차 매력이다.
가사를 듣다가 뮤직비디오를 보면 이 노래가 왜 슬프게 들리는 건지, 이 가사는 왜 이렇게 순수하고도 어른스러운 것인지 알 수 있다. 뮤직비디오 감독이 정말 이 노래의 느낌을 담으려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인지, 이러한 이야기를 토대로 검정치마가 이 노래를 만들어낸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지만, 혹여나의 개인적인 느낌일지라도,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정말이지 이렇게 잘 어울리는 것에 감탄밖에 할 수 없다.
무언가 괴롭고 처절한 삶의 현장에서 사랑을 이야기하는 두 사람은 사랑 앞에서 순수하기도 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어른이기도 한다. 마음껏 순수하게 사랑만 하고 싶은 연인들에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그래서 사랑은 때로 처절하고 절절하고 가슴 아프다. 아무렇지 않게 넌 내게 말했지, 날 위해 죽을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 모든 것을 죽이고 도망쳐 온 연인의 목적은 오로지 아주 오랫동안 함께 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아마도 우린 오래, 아주 오래 함께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