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역 <옥토버훼스트>
회사에 들어가고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에게 적응하기 위해 집과 회사만을 오갔다. 그리고 회사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즈음 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겨우 집과 회사 이외의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친구와 만나기로 한 날은 금요일 저녁, 회사 앞에서 친구를 만난 다는 생각과 금요일 저녁이라는 생각에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친구와 만나 오랜만에 맥주 한 잔을 하기로 하고 찾은 곳은 종각역 근처에 있는 <옥토버훼스트>. 이 곳은 수 년전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가끔 찾았던 곳으로 독일 수제맥주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집이다.
처음 가게가 생겼을 당시에는 독일 수제맥주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게가 거의 없어서 여행의 기억을 떠올릴 겸 가끔 찾았던 곳이었지만, 종각에서 술 마실 일이 좀처럼 없었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 방문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직장인의 신분으로 다시 찾은 <옥토버훼스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내부 인테리어 역시 그대로였다.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가 연상되는 인테리어랄까? 내부가 꽤 넓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회식장소로도 사용되고 있었다.
첫 맥주로는 내가 좋아하는 흑맥주, 둔켈을 골랐다. 그리고 안주는 독일 맥주집에 왔으니 모듬 소시지로 시작! 맥주와 기본 빵인 그리시니가 나오면서 우리의 불금은 시작되었다. <옥토버훼스트>는 수제맥주로도 유명하지만 그리시니와 마성의 소스(?)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담백한 이 그리시니는 계속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뮌헨 호프브로이 하우스의 프레첼 같은 느낌이랄까? 첫 맥주로 픽한 흑맥주 맛도 여전히 맛있었고, 일주일의 스트레스가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맥주를 마시며 친구와의 수다를 떨고 있는 사이 여러 종류의 독일 소시지가 담긴 모듬 소시지 플레이트가 나왔다. 요즘 마트에서도 소시지들이 잘 나와 있지만 다양한 소시지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추가 맥주들과 새로 생긴(생긴지 오래 됐을 수도 있지만) 피자를 주문해서 먹으며 즐거운 금요일 저녁을 보냈다. 맥주 양이 있어 배가 불렀던 관계로 남은 피자와 소시지는 야무지게 포장해서 다음 날까지 잘 먹었다. 금액이 저렴한 곳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비싸서 못 먹을 정도는 아닌 곳이니 종로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고 싶을때 좋을 것 같다.
- 옥토버훼스트 종로점
서울 종로구 종로5길 13 삼공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