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혀요.

보통, 믿는 도끼가 발등을 찍더라구요.

by 끼리

놀랍게도,

이번 이야기는

도끼에 대한 이야기도

믿음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요.




나는 무엇을 믿는지

당신은 무엇을 믿는지

궁금하다.


모두가 믿는 것은 다르겠지.

누구는 사람을,

누구는 권력을,

누구는 물질을,

각자가 믿을 만한 것을 믿는 이겠지.


처음엔 조심스러웠던 도끼질도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고, 편안해지고.

그렇게 조금씩 도끼와 신뢰가 쌓이면
어느새 눈감고도 찍어낼 만큼

익숙해지고, 편안해지고.

그렇게 나는 도끼를 믿었고,
도끼도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날까지는.


익숙하고도 편한 날들이 계속되고

믿었던 도끼는 날 배신하지 않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바로 그때!


느슨해질 때가 되면

도끼는 어떻게 아는지.


나무가 아닌

내 발등을 찍고야 만다.


그렇게도 믿었던,

몇 년이고 나와 함께 나무를 베어내던 그 도끼는,

망설이지 않고,

내 발등을 찍는다.


무엇을 믿느냐.

그것은 나의 몫이지만

무엇을 찍을 것인가는

나만이 정하는 것이 아닌 듯하다.


가끔

아주 가끔

느슨해졌을 때,

도끼가 나를 찍기로

정하는 것은 아닐지,

익숙해져 버린 도끼를

다시 봐야 한다.


도끼에 찍히면 아프지만

믿는 도끼에 찍히면 더 아프니

아프지 않도록

조심,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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