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있던 자리에 카페가 생겨나고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비싸진 임대료는 카페를 다시 사라지게 했다.
이른바 핫플레이스의 메커니즘이 요즘의 공간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고나 해야 할까.. 더 이상 소비자의 수요나 필요를 먼저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는듯하다. 이 또한 시장의 수요라면 시장의 수요겠지.
너무 뜨거워 손에 제대로 쥐어보지도 못한 채 아뜨아뜨만 하다가 떨어뜨릴지도 모르는, 말 그대로 핫플레이스. 편안하게 손에 쥐고 온기를 느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면 웜 플레이스라고 불렀으려나... 단어 자체도 아재 느낌.. 촌스럽구만.. 그래서 핫플레이스는 핫 인가보다.
공간 난민
집 밖에서 특별한 목적 없이 가까운 사람들과 편하게 웃고 떠들 수 있는 장소중 하나가 카페였는데, 어느샌가 그 카페라는 공간에 커피와 공간 외에 다른 것들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주객이 전도된 것인지 세상이 바뀐 것인지 덕분에 공간은 더 좁아지기 시작했고 카페에 가기 위해 사람들은 다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볼만한 곳도 가볼만한 곳도 많아졌지만 난민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은 왜일까? 어렵게 들어간 공간은 무거워진 내 엉덩이 하나 편하게 붙일 수 없다.
밀도 높고 화려한 서울이라는 도시의 모습을 대변이라도 하듯 매력적이고 멋진 공간은 너무너무 많지만, 신기한 것을 찾아 구경만 하고 다니기에는그다지 새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