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by 류현

과거라는 시냇물이 있었다

그 시냇물은 작게 떨어지는 비를 맞고 개울로 변했다


나는 그 개울 옆에 터를 잡았다

그곳에서 살기 시작했다


어느날 비가 왔다


이슬비인줄 알았는데

다음날 눈을 떠보니 개울은 강으로 변해있었다


나는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강가에 더 큰 터를 잡았다


또 비가 내렸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억수의 비는

강을 바다로 만들었다


눈 깜짝할 새에

나는 바다에 잠겼다


벗어나려는 몸부림은 그저 바다 속에서만 맴돌뿐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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