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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터졌다 Dec 04. 2023

날 사랑해줘요.

당신이 어디있든 나에게 사랑을... 

최근 정신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좀.. 웃기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고 가끔은 이상한 도전을 하는 엉뚱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순식간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통에 일상이 편안하지는 않았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어려서부터 너무 많은 생각의 가지를 가지고 다녔다. 



작은 아이가 떡볶이가 담긴 종이컵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이 장면은 일상적인 풍경일지 모르지만 그 순간 나는 많은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때 낀 손톱. 거칠고 붉은 손등. 허름한 점퍼. 몸에 비해 큰 가방. 덥수룩한 머리카락. 복숭아뼈를 훌쩍 벗어난 짧고 너덜거리는 바지. 

아이는 붉은 떡볶이 국물에 잠긴 가느다란 떡 몇 개를 소중히 들여다보며 이쑤시개로 요리조리 돌려가며 손안의 행복을 만끽하는 듯하다. 

그리고 나는 뒤돌아서서 울어버린다. 


왜 울어? 이게 울 일이야? 라고 묻는다면. 


너 티야? 너 티냐고!  


라고 대답해드리겠다. (농담입니다 ㅠ)


이미 머리속으로 소설 두 권 정도는 퇴고를 마치고 있다. 슬프다. 너무 슬프다. 그날 저녁 잠들기전까지 그 아이의 모습이 언뜻 떠오르며 내가 뭔가를 사줬어야했나. 아니지. 맞나?  이러길 반복하니 인생이 얼마나 피곤할까.   나는 다행히 이런 나를 잘 알아서 가급적 운전을 하지 않는다. 교차로에 멈춰 선 차 안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그에 걸맞는 소설들이 머릿속을 뛰어다녔는지 모른다.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버스나 택시를 타고 편안히 눈을 감고 잠을 자는 쪽을 택했다. 이렇게 나는 포기도 빠른 편이었다. 애써봐야 될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됐으니까. (라고 말은 하지만 주민증이 나오자마자 바로 1종 면허를 따긴 했었다) 


아이와 관련된 큰 사건이 터지면서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만개의 가지들이 머리속에서 자라나고 매일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내가 괴로운 만큼 아니 그 반만큼이라도 피해를 준 사람들이 슬퍼할 일이 생기길 희망했다. 그리고 확신했다. 그 사람들은 그 고통을 못 견딜 것이라고. 

그만큼 슬퍼했다. 

물론 전공이 전공인지라 정신과 상담도 틈틈히 받았다. 의사선생님은. 이미 친숙한 동네 언니처럼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시지만......


브런치에 글을 올릴때는 후다다닥 타자를 치고 곧바로 발행을 누르는 나였지만 최근 긴 글을 쓰는 것이 힘들고 짧은 글이 되어버렸다. 어둡고 암울한 글을 발행한다는 것이 분위기파악 못하거나 나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우중충한 기분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해서 취소를 여러번 눌렀다. 

그런데 이젠 정말 견딜수 없을 것 같다. 나도 밝은 글,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서 성향을 바꾸려고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 그냥 서서히 밝은 글을 쓰기로 하자 스스로 다독였다. 

앞으로는 브런치에 자주 오고 싶다. 무너지는 정신을 가다듬고. 자주 오고 싶다. 길든 짧든 머물고 싶다. 


지금.  당신이..... 티가 아니라면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들으셨길 희망해본다...


나는 지금...


당신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가여운 사람에게 작은 연민과  행운을 보내주시길.......

 



(앞으로 브런치에 자주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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