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아이들
나는 세종대왕님을 존경하고, 우리 말을 대단히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원고를 쓸때에도 한자 혼용과 과도한 외래어 사용을 되도록 자제하는 편이다. 사실 아는 것도 개뿔 없고.
많이 배웠다는 사람들 글을 읽어보면 어려운 외국말을 자주 사용하기 따문에 유식하다는거 외에 정작 글 내용은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다. 그러라고 일부러 사전까지 찾아가며 글을 쓰는 것인지.
요즘 아들녀석이 커가면서 부쩍 뉴스와 방송 언어에 호기심을 가진다. 그럴때마다 최대한 말하고 듣기 편하게 설명을 해 주는데, 보편적인 대다수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선 어렵고 복잡한 말이 전혀 필요가 없다.
내가 가을 볕에 널린 빨래처럼 여기저기 널려있는 주변인들을 싫어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내면없이 잘난척.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들.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완고함.
예전 원주살때 부론초등학교 학부모참여수업이 있었다. 공개수업중에 자기 혼자 발표를 잘 못한 자연이가 속이 상해서 울어버렸다. 마음이 아팠다. 지연이는 4학년이지만 아직도 한글 읽고 쓰기를 못한다.
옆집 한교도, 공부 못하는 승빈이도 버드나무집 6남매 가람이네도 모두 부모님 없이 할머니와 함께 산다. 대부분 그 동네 아이들은 엄마 얼굴도 모르고 자랐다.
"엄마!"라고 소리쳐 불러보고 품에 안겨보는게 매일 밤 아이들이 꾸는 진짜 꿈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아프다. 그 작은 마음이 그 소중하게 커나가야 할 예쁜 마음을 어른들 때문에 다쳤다. 아빠 엄마의 이혼싸움으로, 할머니 손을 잡고 도착한 시골마을에 대한 낯선 두려움으로, 기억도 나지 않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이들은 웃으면서 울고 있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목소리가 될 것이고 행동이 될 것이다. 잘난 외국어 남발하면서 수도권에 꿀 발라 놓은 것처럼 궁둥이를 딱 붙인 정치인들의 강한 사회적 신념이 그 시골구석에서는 무엇을 해야할지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부모없이 자란 아픈 내면을 아이들에게서 본다. 자모회같은 정상적인 학구파 부모들은 피하고 싶어하는 문제 아이들이 모여사는 곳. 하지만 그 아이들이 미래다.
애들이 함부로 사용하는 외계어가 두렵다면 어른들부터 뜻모를 외래어를 버려야한다. 욕하고 치받고 싸우지 말고 사람다운 꼴을 애들에게 보여주어야한다. 내 새끼 쳐다보듯 사랑스러운 눈길로 1급 관심학생들에게 시선을 돌려본다면, 진짜 복지는 발음도 거창한 'Welfare'가 아니라 그냥 좋은이웃들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이고 가장 힘든 사람이다.
사람이 미래다.
아이들이 하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