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하라 오바 <접속>
어떤 영화들은
그게 엄청 재미있거나 작품적으로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냥 나도 모르게 감정 이입되어 좋아하게되는 경우가 있다.
마치 내 얘기같고, 내 또래 스토리 같고
그리하여 우리 시대의 풍속화를 그린 것 같은 영화들
그런 영화들이 있다.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접속>도 딱 그런 영화인 것 같다. ㅎ
1997년,
군대 다녀와서 복학해서 열심히 학교다닐 때였다.
영어공부다 뭐다 하며 취업도 준비해야 했고.
듣도 못했던 IMF가 터지기 바로 직전,
세련되고 깔끔한 영화 한편이 큰 인기를 끌었으니
바로바로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접속>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피씨통신을 소재로
도시 남녀의 생활과 연애를 잘 버무린 영화였다.
마치
윤대녕 소설의 남녀 주인공처럼
쿨한듯 외로운 사람들,
소통과 단절, 외로움.
그리고 감성적인 팝송들.
영화는 세련된 도시감성을 잘 표현하며
젊은층들의 지지를 받았다.
한석규는
지적이고 도회적인 남자 연기로 제격이었고
전도연은
감성적이고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 역을 잘 소화했다.
신촌으로, 충무로로, 시청으로
학교, 학원 등을 오가며
학교공부와 취업준비를 하던 그해 가을,
<접속>의 OST가 곳곳에서 울려펴졌다.
몸도 마음도 바쁜 시절이었지만
그 노래는 잠깐씩
그 시간들을 조금은 낭만적으로 채색해주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언제든 우연히 <접속>을 접하게 되면
나의 그 시절이, 20대 중, 후반의 대학 시절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젠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부분부분 즐겁고 좋았던 일들이 많이 떠오른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