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해낸 걸까 내가 해낸 걸까
모든 날짜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4월 마지막 주 토요일 처음으로 신경정신과를 찾았고, 5월 연휴에 남편이 추천한 홀로 여행을 떠났었다.
그 뒤로도 호르몬 조절 약과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먹었다.
이 글을 발행한 지도 1년이 지났다.
3년 일기를 쓰다 보니 1년 전 오늘의 내가 어땠는지 살펴보게 된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짜증을 냈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화가 났다.
오늘도 새벽에 못 일어났다.
그리고 오늘의 나를 바라본다.
나는 참 많이 변해있었다.
전자책발행
3개월간의 낭독완주
코로나와 독감 중에도 6개월간의 명작동화 낭독완주
매일 쓰지 못했지만 갑자기 떠올라 적어 내려 간 블로그 포스팅의 메인 노출
그래, 나 이렇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일 잘하고 똑 부러진다고 칭찬받던 사람이었는데..
약물의 힘일까, 내가 힘을 쓴 걸까.
섬세하고 예민한데 에너지와 힘은 넘치는 아들 1호.
총량 불면의 법칙인 줄 알았으나 그저 고집의 카테고리가 달랐을 뿐인 마이웨이 아들 2호.
인생에서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경험들의 연속.
출산과 육아.
답이 없다는 육아 속에서 노하우를 챙겨가기엔 아이들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4살에게 겨우 적응했는데 이제 감정을 배워가는 다섯 살이란다.
이제 본인 표현 오목조목 따져 말하는 여섯 살이란다.
멈출 수 없는 길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두렵고 힘들어하는 엄마 되기.
너무나 열심히 잘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혹시나 잠시 발을 뗄 수 없어 서 있었더니 가라앉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길을 지나온 나의 일 년을 나눠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