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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슨금 Nov 08. 2023

런던에서 이탈리아 식재료로 요리하기

런던 루슬립 푸드 마켓, 탈레조 치즈 리소토

한 달에 딱 2번 열리는 루슬립 푸드 마켓


화창한 주말 집에만 가만히 있기엔 좀이 쑤셔서 오래전부터 가보자고 얘기했던 루슬립 푸드 마켓으로 향했다. 그전 호스텔에 지낼 땐 가까웠는데, 이제 이사 와서 좀 멀어져 1시간에 넘게 걸리는 거리다. 런던 중심부에서는 꽤나 떨어진 외곽에 있어 단기 여행자일 경우 일부러 찾아오기가 번거롭다.


* 런던 생존기 Tip

Duck Pond Market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면 런던 전역 총 7군데에서 마켓이 열리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장소마다 규모가 다르고 셀러가 달라 모든 마켓을 가보지 않은 입장에서 자신 있게 추천하긴 어렵다. 식재료가 중심이 아니라 수공예품 중심으로 판매하는 등 컨셉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루슬립이 너무 멀다면 다른 지역의 마켓을 방문해 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다. Duck Pond Market 외에도 구글맵에 'Farmer's Market'이라고 검색하면 내 근처에 있는 직거래 마켓들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에 열리니 일정과 시간 확인하고 방문하시길!



It's Just Honey 판매자, 직접 생산하는 양봉업자에게 Large Jar 사이즈로 꿀을 구매했다. 향과 맛이 일품이라 시식해 보면 안 살 수 없을 것.



인도의 스파이스가 잔뜩 들어간 진이라고? 진이면 보통 허브를 강조하지 않나? 처음 보는 스타일이어서 괜찮을까 긴가민가했는데 적당한 스파이시함이 느껴지고 달지 않아서 더 좋았다. 진저 토닉과 타먹으면 정말 잘 어울림... 현재는 레시피를 제공해서 위탁 생산을 하신다고 하는데, 사업이 잘 되셔서 자체 디스틸러리도 차리실 수 있기를!



아니 뭐라고? 영국에는 매년 파이 어워드가 열린다고 한다. 파이는 피시 앤 칩스 다음으로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별 어워드가 다 있다. 아쉽게도 애플파이는 전량 품절, 상을 받은 moo&blue pie는 개인적으로 블루치즈를 선호하지 않아 패스하고, 다진 소고기와 체더치즈가 들어간 '키위 파이'를 구매했다. 뉴질랜드의 레시피어서 키위 파이라고 한다. 분명 L 사이즈 3-4인분 이랬는데 우리는 둘이서 한 끼에 뚝딱 해치웠다. 영국 사람들은 파이에 감자튀김 곁들여 먹어서 파이는 조금만 먹는 거겠지?



Infinity wines라는 이탈리아 와인 전문 수입사다. 들고 나오신 모든 와인을 시음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내어준다. 스파클링 > 화이트 > 레드 순서, 탄닌감이 낮은 데서 높은 순으로 제공하여 앞에 맛본 와인이 다음 와인의 맛을 헤치지 않도록 구성했다.



여기 단골 분과 우연찮게 함께 시음을 했는데, mulled wine 여기처럼 좋은 와인으로 맛있게 하는 데 없다며 강추하셔서 한 잔 주문했다. mulled wine은 적포도에 각종 향신료를 넣어 끓여 뜨겁게 마시는 음료로 주로 유럽에서 겨울철, 핼러윈과 크리스마스 사이에 마신다고 한다. 이걸 마시고 있자니 크리스마스가 부쩍 다가온 게 느껴진다.



오늘 중점적으로 리뷰할 곳은 바로 영업력 장난 아닌 이탈리아 치즈 판매자의 부스..! 페코리노 치즈(양젖으로 만듦)와 트러플 치즈, 그리고 탈레조 치즈까지 총 3종을 구매했다.



 그의 추천으로 구매해 본 첨 들은 치즈 탈레조, 가격은 100g 당 3.7파운드다. 완전 경성 치즈도 아닌 것이 반쯤 부드럽고 잘 녹아 리소토에 제격이라고 한다.


평소에 뭘 잘 구매하는 편이 아닌데, 퀄리티 좋은 식재료 앞에서는 일단 '그거 주세요'가 불쑥 나와 큰일이다. 푸드 마켓은 위험해.




탈레조 치즈 리소토

Taleggio Risotto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다. 리소토에 필요한 재료는 별거 없다. 별다른 토핑은 없지만 아티장 치즈 자체의 풍미가 한 그릇 뚝딱하게 해주는 별미다.



레시피(2인분 기준)


- 작은 다진 양파 1개

- 버터 2 큰술

- 리소토 쌀 170g

- 화이트 와인 50ml

- 야채 또는 치킨스톡 또는 물(한차례 끓은 따듯한 상태) 500ml

- 탈레조 치즈 150g

- 소금, 후추, 다진 파슬리, 파마산


*배고픔을 참고 20분간 중약불에 은근히 저어가며 졸여서 쌀을 익힐 수 있는 인내심!!!



1. 다진 양파 버터 반 큰 술에 볶고, 버터 반 큰 술을 더 넣은 뒤 쌀을 넣어 섞어줌

2. 화이트 와인 부어 증발하면, 끓인 물 한 국자씩 부어줘 가며 쌀 익히기

3. 쌀이 다 익으면 불을 끄고 버터 1 큰술과 탈레조 치즈를 넣어 녹이고 쌀에 잘 스며들도록 믹스

4.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하고, 파마산과 후추 그리고 다진 파슬리로 마무리 데코(생 파슬리는 건파슬리보다 향과 맛이 강하다, 과하지 않게 적당량 사용할 것)



(선택사항) 풍미가 좋은 고품질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이 있다면 휘리릭 둘러주기.


요리하는 덴 열심히 휘저어 주느라 최소 30분은 걸렸는데, 다 먹는데는 10분도 안 걸렸다. 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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