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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연 Dec 22. 2021

전 국민 티켓팅

명절마다 찾아오는 

지방이 고향인 자취생은 명절이 되면 늘 긴장한다. 집에 가는 기차표를 예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순간이 얼마나 긴장되고 떨리는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예매에 실패해서 혼자 서울에서 보내는 명절은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비행기나 버스도 있지만 시간이 가장 덜 걸리고 편한 것은 역시나 ktx이다.)

전에 집 내려갈 때 버스를 한번 탔다가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보통 명절 기차표 예매은 한 달 전에 진행한다.

그러니까 설날이나 추석이 언제인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기차표 예매 날짜를 놓치면 내려가는 것이 힘들어진다.


경부선, 호남선 날짜가 다르다. 예매 시간은 무려 새벽 6시! 다행히 몇 년 전부터 7시로 시간이 조정되었다. SRT가 생기기 전, KTX만 있을 때에는 지금보다 훨씬 예매가 힘들었다. 

명절 기차표 예매는 조금이라도 늦게 클릭하면 접속하기 너무 힘들다. 

클릭하면 접속 대기자를 볼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늦게 클릭하면 대기자가 3만 명이 되는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다.

앞에 대기자가 1000명이면 그날의 예매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보면 된다.


초반에 예매할 때에는 노트북 시계를 보고 am6:00에 돼서 들어가서 열차를 찾고 예매했다. 

그렇지만 역시나 실패다. 하지만슬퍼할 겨를은 없다. 

며칠 뒤에 있는 잔여석을 노려본다. 그때는 예약을 바로 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예약 대기를 걸어놓는다. 

대부분 예약 대기를 걸어놓으면 예매에 성공할 수 있다. 

결제하는 날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무조건 결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동 취소가 된다. 휴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예매를 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것도 1년에 두 번씩 10년을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안 되겠다 싶어서 ‘명절 기차표 예약방법’을 검색해서 여러 꿀팁을 얻었다. 

열차 번호를 미리 메모해 둘 것,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미리 입력해놓을 것, 

인터넷 시계 창을 띄워 놓을 것 등등.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이렇게 까지 해야 바로 성공할 수 있다.



10년 정도 하면 어떤 분야의 프로가 된다. 

명절 기차표 예매도 그러하다.

어느 순간 나는 명절 기차표 예매의 프로가 되었다. 

작년부터는 예약대기를 걸어놓지 않고서도 바로 예매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기차표를 끊지 못한 친구들에게 나눔을 해주는 여유까지 생겼다. 




혼자 기차표를 예매하고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매년 명절은 긴장한다. 

서울에서 명절을 보낸 적이 있는데 그때 너무 외로웠던 기억이 있어서 무조건 내려가야 한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예매 경쟁이 이전보다 덜하다. 

예매 가능한 좌석이 반으로 줄었지만,(창가만 가능) 

그만큼 이동량이 줄었나 보다. 


10년의 노하우로 나는 명절 예매의 프로가 되었다. 

예매 꿀팁이 궁금하다면 나에게 물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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