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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양갱과 크라운제과

비비(김형서)의 ‘밤양갱’이 크라운제과 주가를 올릴 수 있을까? 때론 주식시장이 황당한 이유로 투자자의 관심을 끌곤 하는데 ‘설마’하면서도 ‘아니’라고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 확실한 건 노래 ‘밤양갱’이 제 맘엔 쏙 든다는 거, 밤양갱을 한 번 먹어 보고 싶다는 거… 


https://www.youtube.com/watch?v=EVJjmMW7eII

밤양갱이 2.13일 출시된 후 크라운제과의 주가 흐름입니다. 2.19일 반짝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날뿐, 둘 사이의 인과관계를 찾기가… 오히려 훅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밤양갱 노래가 뜨면, 크라운제과 주가도 나를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에 매수 버튼을 누르는 분이 분명 있다고 믿으며, 크라운제과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를 탐색해 보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호재’가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주식시장의 믿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22년 기준 크라운제과 자산총계는 3,301억 원으로 부채비율 72%로 건전한 재무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래된 기업 답게 영업용 자산(매출채권, 재고자산, 유형자산 등)은 잘 관리되고 있으며 이익잉여금이 점차 다시 쌓이고 있습니다. 매출액은 2021년에 비해 9% 증가한 4,136억 원을 기록해 2019~2021년의 3,800억 원 규모의 매출액 정체에서 탈출한 해입니다. 

2023년 3분기까지 나온 매출 역시 7%의 성장율을 보입니다. 작지만 그래도 매출액 성장 덕분에 영업이익은 2021년 이후 155억 원 → 175억 원 → 220억 원(2023년 3분기 누적) 더 긍정적입니다.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의 비용 절감 덕분에 영업이익률 6.8%를 기록한 상태입니다.


금상첨화처럼 실적상승까지 

재무상태도 좋고 손익도 이 정도면 나름 나쁘지 않은데, 3년치 주가 추이를 보니 2021년 3월 최고 18,150원을 찍은 뒤 다시금 전고점을 돌파한 적이 없습니다. 밤양갱과 나아진 실적으로는 주가상승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거 같은데  

첫번째는 제품군의 성장성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크라운제과가 지속적인 이익을 내고는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이상 더 크게 성장할 거란 기대가 없을 수 있습니다. 성장성이 높지 않은 기업 주식에 투자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크라운제과의 주요제품은 초코하임, 미니쉘, 마이쭈, 산도, 콘칩, 조리퐁 등입니다. 오래된 브랜드이고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지만 먹는 사람이 갑자기 더 늘어날 순 없습니다. 과자라는 식품 분야에서 전 국민이 새롭게 먹기 시작했다는 대박 제품 뉴스를 듣기 힘듭니다. 아마 요즘 매출이 늘어난 이유에는 과자값 상승 덕분일 수 있습니다. 요즘엔 과자 봉지 안에 내용물이 줄어드는 느낌까지 드는데…. 왠만한 봉지과자 가격이 2~3천 원이 넘습니다. 크라운제과는 오래된 과자 브랜드는 많지만 제과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경쟁력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보통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은 신제품 개발, 해외 시장 진출, M&A 등입니다. 제과업계 경쟁사인 오리온의 경우 국내보다 해외수출이 2배이며, 2022년 약 1.8조 원의 매출액을 기록합니다. 매출 성장률 또한 57%를 이뤘습니다. 대부분 해외 매출이 견인한 결과입니다. 과제 쪽도 출산율 저하 등 인구가 줄어드는데 매출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건 해외시장 개척일 것입니다. 크라운제과는 아직 제품매출의 해외판매가 6%에 불과합니다. 

두번째는 크라운제과 대주주에 대한 평판입니다. 

주주에게 적극적이지 않아 보이는 지배구조가 걸림돌입니다. 크라운제과의 대주주는 크라운해태홀딩스로 최대주주는 윤석빈 씨입니다. 지배구조를 잠시 살펴보면,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식품을 인수하여, 나름 제과업계의 장수기업을 한데 묶은 경험이 있습니다. 해태제과가 IMF 시절 부도처리 된 후 우여곡절 끝에 크라운제과가 인수를 합니다. 과거 상장폐지된 해태제과 주주들의 원성을 크라운제과가 받게 되었고, 이후 크라운제과는 지배구조 승계를 위한 다양한 절차를 밟습니다. 

해태제과식품 인수 때 발생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 액면분할, 우선주를 발행하였고, 크라운해태홀딩스 지주사를 설립하는 등 복잡한 지배구조를 완성시킵니다. 결론적으로 크라운제과그룹의 상장사 각각의 주주가치는 희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 부채는 해결이 되었고, 크라운제과그룹의 주요 회사는 모두 저PBR 주식이 된 상태입니다만… 과거 주가에 비해 현저히 매력도가 낮습니다. 시가총액은 1,000억 원대에 불과한 거래량 별루 없는 그저 그런 주식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잠시 반짝 급등한 적이 2021년 초에 있었는데 이유를 과거 기사를 찾아보니 조금 황당합니다. 시점은 대선 때이고, 유력 후보였던 윤석열 테마주로 엮이어서 주가가 올랐다고 합니다. 크라운제과 창업2세 윤영달 씨, 현재 최대주주 윤석빈 씨 등과 지연이라고 합니다. 뒤에 나타난 주가흐름으로 봐서는 아무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크라운제과는 ‘산도’로 우리에게 친근한 회사입니다. 스리슬며시 해태제과를 인수해 과자의 명가가 될 줄 알았으나 아직까지는 과거 브랜드를 극복(?)할 신제품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최근 재무제표를 보면 그동안 벌어 들인 이익으로 부채를 상환해 재무건전성을 높이였습니다. 이익율이 높아진 것도 원가 등 여러가지 관리력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한 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매년 늘 이익이 나는 장수기업만으로는 투자자의 눈길을 끌 수 없습니다.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상장사야?


오히려 장수기업의 굳어진 이미지가 투자자들이 주저하게 만듭니다. 유명 가수의 의도치 않은 신선한 제품명 노래가 주가 상승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 생각하게 합니다. 결론은 교과서적인 답을 얻게 합니다.

어떨 때 주가 대세상승이 이뤄질까?

1. 인지도 향상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단기적인 효과이며, 장기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2. 회사의 재무상황, 경쟁 환경, 거시경제 상황 등 다른 요인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시장변화를 주도하는 정도의 수치 변화가 필요하다.

3. 좋은 계기(브랜드 제고 Ex 밤양갱)가 와도 회사가 적시에 움직이지 않는다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소결 : 크라운제과는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구축하기 위해서 제품 품질 개선,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 수립 등을 펼쳐야 하며 특히 해외진출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제품경쟁력 강화는 물론 수익성 증대를 주주들에게 어필해야 하며 주가 상승에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상기 글은 2021~2023년 사이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사업보고서 등)를 참고해 기술한 내용입니다. 일상 생활 속에 만나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있는 그대로 읽어 갑니다. 그러는 동안 회색의 숫자들이 말하는 기업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글쓴이-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미지 출처 – DART(전자공시시스템) or https://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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