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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돌이빵 Jun 01. 2023

나이와 상관없이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나이와 상관없이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다. 이십 대에는 도전을, 사십 대에는 성찰을 해야 된다는 그런 얘기는 이제 지친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자신을 나이라는 틀에 가두어 '내 나이에 도전은 무슨', '내가 네 나이 때는 날아다녔다'라면서 나이에 의존한다. 물론 나이를 먹어서 체력이 떨어지거나 소화력을 잃거나 사라지게 되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나라는 사람은 어제보다 오늘이 분명히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살면서 쌓여온 경험이 만들어낸 나겠지. 난감한 여러 가지 상황에 마주쳤을 때의 해결 방식, 힘듦도 여러 번 겪으면서 생기는 초연함 등이 있겠다.


자기 객관화를 예전보다 잘하게 되었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있다. -임경선,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41p


임경선 작가님은 부지런한 작가이다. 정신 차려 보면 신작이 나와있으니 말이다. 그는 실제로 거의 20년째 거의 년 1권의 책을 계속 써낸다. 나는 에세이나 장편 소설 쓰기를 오랫동안 염원해 왔다. 직장인이라는 핑계로 계속 글을 써오지는 못했지만 쓰는 일을 좋아해서 습작 수준이지만 계속 쓴다. 소설이든 에세이든 쓰면서 느끼는 것은 나의 진심에 있지 않은 말은 잘 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소설이더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거슬러서 쓰이는 글은 겉돌거나 조악한 문장으로 밖에 표현되지 않는다. 또한 정말 내가 경험한 것, 느끼고 생각한 것은 술술 풀려나오지만 잘 모르는 부분은 잘 나오지도 않는다. 동남아 고속도로에서 뛰어들어 사망한 남편의 사건을 취재하는 아내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을 때는 동남아 도로에서 사건이 일어나면 한국 경찰들은 어떻게 협조를 하는 것인지 여러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서에 실제로 가본 일은 없어서 경찰과 유족의 대화를 쓸 때에는 드라마 속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다였다. 그럴 때 취재를 하는 것이다. 물론 책을 쓰려면 많은 조사를 거쳐야 하지만 진정으로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내 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나는 전차(그것 맞다, 탱크) 개발을 하는 엔지니어로 살고 있는데 전차 만드는 이야기는 같은 업계 누구나 쓸 수 있겠지만 '내가 전차 만드는 이야기'는 나만이 쓸 수 있는 내 색깔이 존재할 것이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내 안에서 나와야 한다. 나의 내면에 항상 남아 있는 어떤 명제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임경선,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99p

 

일상의 선택이 어려울 때는 나도 친구나 남편에게 물어본다. 그들의 대답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난 대체로 결정을 할 때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하는데, 이미 물어본다는 자체가 조금은 그 선택하는 주제 자체가 별로 안 내킨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나는 중요한 결정도 남들에 비해서 빠른 편인데, 그건 나의 직감에 따른 내 선택을 믿기 때문이다. 결혼식장을 알아볼 때에 나는 첫 번째 본 식장에서 계약을 했는데, 몇 가지 항목이 압도적으로 내가 원하는 가치를 만족하기 때문이었다. (긴 식 간격, 단독 사용, 어두운 분위기) 남편은 그래도 중요한 이벤트니까 다른 곳도 보자고 했고 나도 동의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곳을 본다 한들 내가 원하는 중요 가치를 만족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고 부족한 결혼 준비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나머지는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 이 결정이 후회가 되지 않는 것은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 회사를 옮길 때에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든 그 선택 이후 밟아온 내 인생에 나는 만족한다.


일상의 선택이 쌓이면 습관이나 루틴이 되고, 라이프 스타일의 선택이 쌓이면 취향이 된다고 했다. 인생의 선택이 쌓이면? 점점 '나 자신'이 되어간다. -임경선,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173p


나 자신으로 온전히 살아가고 싶다. 주변의 사소한 참견에 휘말리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세상 구경을 하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책을 읽는다. 나는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것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나의 행동에 확고한 내 소신을 표현하려면 어린이가 어떤 존재인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 성차별 자를 비판하려고 해도 성의 차이나 그간 벌어진 갈등을 알아야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나의 성향을 표현할 수 있고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오늘도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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