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기를 기다리고 노력하는 일에도 품이 드는 것 아닐까?
걷지도 뛰지도 못하는 닳아버린 몸과 마음을 부여잡고 가뿐 숨을 몰아쉬던 시기가 내게도 있었다. 그럴수록 모든 것에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꼈다. 우리 또는 함께라는 의미를 무척이나 아끼는 나로서는 신물이 나는 경험을 하고 난 후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다듬어졌다. 보다 간결해졌고 촘촘해졌다.
타인과 함께하는 템포의 가치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 자신과 나부터 챙기고 싶은 반 강제적인 이기적인 나의 사이에서 혼동이 가득했던 시간들. 이를테면 정답은 없다. 그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나를 잃지 않으며 내 앞과 옆과 뒤에 있는 벽을 의식하며 살아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나는 믿는다.
때로는 '이기적인 나'를 손들어 주었다면 지금보다 삶이 환경이 세상이 더 살기가 좋아졌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이내 두 눈이 질끈 감긴다. 부족해도 지금의 내 모습이 번듯한 나의 모습보다 좋은 것 같다. 기질은 변하지 않고 성격은 더 곧어진다고 믿으니까! 다만 나는 생각한다. 타인의 잘됨을 시기와 투쟁으로 남무 했던 환경에서 살아남은 내가 대견하다고, 나의 것을 휘둘리지 않고 빼앗기지 않고 잘 지켜내서 고맙고 다행이라고. 겁먹지 않고 용기 있게 지나온 어둡고 습했던 시간과 주저 않고 싶었지만 용케도 다시 일어나 힘차게 걸어온 시간이 무의미하지 않다고. 겹겹이 들춰보면 눈물 나게 애틋했던 나의 젊음과 시절에 고맙다고. 그러므로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삶으로부터 다부지게 견뎌냈던 시간의 겹겹이 쌓인 경험의 가치를 나는 믿는다.
또한 믿는다. 무릇 꽃도 열매도 계절과 제 시기에 따라 피고 지는 것이 다를진대 하물며 나 또한 같은 이치가 아니겠나! 피고 떨궈지는 시기를 알 수 없는 노릇에 기운 빠져도 나의 때가 왔을 때 성실하게 피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 주어진 시간의 삶에 열중하다 보면 반드시 피어날 테니까. 다만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를 위해서 지치지 말아야지. 오늘을 아낌없이 끌어다가 쓰고 또 저축해야지.
힘껏 피어날 그 시기를 기대하며. "Bravo my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