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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수동삵쾡이 May 20. 2019

어쩌다 보니 내일 출근 안하는 직장인의 감성팔이

특별한 일정이 없는 휴가였는데 잘 쉰것같다

bgm - Matthew and the Atlas - Elijah

https://www.youtube.com/watch?v=pF41mmVC3D4


재생을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뭔가를 흘려보내는게 참 어려운것 같다 

괜찮아 뭐 어떻게 되겠지       

라고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는 요즈음 


날은 하루하루 다르게 후텁지근한게 마치 집근처의 찜질방의 고장난 습식사우나 같은 기분이야 

다들 그런것들 하나씩 있지 않아? 

이때 이렇게 해야 했었는데  

그때 이렇게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예전에 GBC로 나왔던 포켓몬스터가 있었는데 

나는 어디서 주워듣기로 잉어킹을 진화시키면

강력한 포켓몬인 갸라도스로 진화한다고 알고 있었어 


그래서 매번 처음 잉어킹을 내보내고 한턴을 버려서

다음 포켓몬으로 배틀을 해서 경험치를 채워갔지  



나이를 한살두살 먹다가 보니까

나도 그 잉어킹이랑 다른건 딱히 없는것 같아 

어릴때와 크고난 후 차이는 나이먹은것 밖에 없고 

더욱더 강한 파닥거리기를 쓸수있게 되었지 

하지만 언젠가 나도 갸라도스가 되고나면 

좋은 파트너와 함께 즐거운 미래를 꿈꿀수 있을줄 알았어 



막상 지금 나이까지 커보니까 나는 파라섹트 같은 놈이었어 

파라섹트를 모르면 

https://namu.wiki/w/%ED%8C%8C%EB%9D%BC%EC%84%B9%ED%8A%B8  

어릴때는 파라스같이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


머리속을 호기심으로 가득채우고 돌아다녔는데  


등에 붙은 버섯처럼 

짊어진 책임감이나 은행빚같은게 점점 무겁게 나를 누른다 

눈빛은 점점 흐려져서 거울을 보니 파라섹트처럼 초점도 없고  

내가 지금 회사에 가고 뭔가 하고 있는 그런것들이 

진짜로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건지 

아니면 파라섹트의 버섯처럼 

나도 뒤에 짊어진것들에게 등떠밀려서 사는건 아닌지 



가끔은 내가 너무 어릴때부터 큰걸 바라왔는지 

그래서 지금이렇게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는것인지 

저녁에 맥주한캔 흘려넘기다 보면 자꾸 자책감이 들게된다 



하지만 있잖어 그런 고민같은게 사실 개뿔 쓸모없는 생각인거야 

생각을 아무리 해봐도 변하는건 없고 

여전히 나는 개붕이니까 



그냥 저녁 맛있는집에서 한끼 사먹을수 있고 

시원한 맥주 한캔 목구멍에 흘려넣고 

닭꼬치 하나 파있는걸로 뜯어서 씹을수있으면 좋은거같아 

어차피 누구한테 이해 받아본적없고 인정받아본적 없는 삶인데 

행복하다고 느끼는 기준정도는 내가 정해도 될것같음 



그런느낌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슬슬 해가 넘어가서 어두워지는 밤거리를 걸어간다 


다들 애인이나 가족끼리 와서 구경하고 청계천 변에 앉아서 맥주도 한캔씩 하고 그러고 있는 


그런 시간에 나만 혼자라고 생각하니까 약간 슬프긴 한데 


뭐 어때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 뭐 



그래서 닭꼬치 사먹었다 

맛있었음..하지만....그... 가격이 좀.... 



이번 기간에는 등이 대폭 적어져서 조금만 있었어 

매번 종로3가앞까지 등이 쭉 있었던것 같은데 

이번에는 광교 앞 쪼금까지만 있더라  



그리고 정치 흐름의 영향으로 통일관련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음 

정치나 사상관련은 개인 취향이니까 별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등 작품의 다양성이 없어서 좀 섭섭했음 



뭐..그냥..

그렇다고...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와서 야시장에서 먹을것도 사먹고  

청계천에서 이런저런 추억거리를 만들고 있었음 

나도 누구랑 같이 왔으면 좋겠지만 

그런일은 없겠지 



공연같은것도 하더라고 

이건 등 작품 해놓은거랑 별개인데 

토일요일 저녁에 하는거라고 하니까 관심있으면 한번 가봐  



아무튼 한손에 맥주캔과 닭꼬치를 들고 한손으로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방황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올초에 결혼한 친구도 와이프가 임신했다고 그러더라고 

제일 처음 결혼한 친구는 이미 애가 중학교에 들어갔어 



나는 아마 생물체로서 실격인것같다 

[자손을 못만들면 생물체로서 실격콘] 



기왕 이렇게 된거 뭐라도 남겨야 겠다 생각해서


이렇게 디지털 가비지를 생산한다


여기 말고도 몇군데 사진업로드를 하고있으니 


어딘가는 남아서 

후손들에게 이렇게 할짓없었던 새끼의 일생을 재조명하는데 훌륭한 자료가 되어 

아 나는 이렇게 살지말아야 겠다 하는 교훈을 일깨워 줄거라고 생각되어 내심 뿌듯하다 



아무튼 이런저런 일정도 꼬이고 날씨도 안좋아서 내일은 그냥 쉬는날이 되었어 

한강에 가서 낚시라도 하다 올까 싶네 



물 보면 그래도 기분이 좋아지니까 뭐 가서 퐁당퐁당 한강에 루어나 던지다 오려고 

어차피 먹지도 못하는 생선 뭐하러 잡냐고 누가 그러더라고 

그런게 어딨어 x발 하고싶으니까 하는거지 



아무튼 그렇게 어슬렁어슬렁 집으로 간다 



내일 비가 언제 그치려나 

창밖에 계속 유리창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들리네 


아무튼 뭐 그래 

이글을 읽는 형동생누나언니이모삼촌들도 이런저런 고민이 있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느라 애쓰고 있겠지 

나도 뭐 충실하지는 않지만 1인분어치의 삶을 여기저기 채우느라 퍼덕퍼덕거리고 있어 



내일 일어나면 또 한주 이런저런 삶을 살아야할텐데 

자기전에 그래 x팔 나는 존나 잘 하고 있다 

나는 별일없이 잘 살고 있다 

이렇다할 걱정도 근심도 딱히 없는걸로 해두자 



매일매일 신나지는 않지만 

지금을 즐기면서 그렇게 살자 



그렇게 되도않는 위로라도 하면서 자자 



오늘은 감성을 너무 팔았는지 평소랑 다르게 글이 좀 ....같네 

평소에는 좀 찐따같았는데 



아무튼 그렇게 집으로 와서 씻고 잤어 

이제 두시네 개붕이들도 다들 자자 이제 밤이 늦었어 

내일 일어나면 분명히 좋은 하루가 될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빨리 자자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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