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7월호 인터뷰 시간은 오후 1시였다. 보통 인터뷰 시간을 오전 10시쯤이나 오후 2, 3시쯤으로 식사시간과 겹치지 않게 잡는 편인데 이번에는 점심 먹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게 돼버렸다. 위치도 회사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세곡동이어서 오전부터 마음이 바빴다. 그래도 혼자만의 여유로운 식사시간은 포기하기 싫었다.
인터뷰 전에 차를 마시거나, 수첩에 적어놓은 질문을 책상에 앉아 차분히 읽거나, 조용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 시간은 내게 꼭 필요하다. 곧 있을 인터뷰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길 바라며 마음을 가다듬는 일종의 의식이기 때문이다. 아직 만나지 않은 상대와의 즐거운 대화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고, 특별히 궁금했던 사항을 다시 한번 상기하다보면 긴장감도 조금쯤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 그리하여 이날도 시간 여유를 넉넉히 두고 사무실을 나섰다. 다행히 약속장소 근처에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 발걸음을 천천히 늦출 수 있었다.
김밥집에서 김밥을 한 줄 먹을까, 스타벅스에서 오랜만에 두유라떼와 샌드위치를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내부도 한산하고 다음 손님에게 서둘러 자리를 내주지 않아도 되는 파리바게뜨가 좋을 것 같았다. 요즘 정제밀가루 단식 중인 관계로 호밀빵으로 보이는 발효빵샌드위치(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가격이 3800원이었던 것은 확실함)와 쏘유 검은콩 두유를 골랐다. 따끈하게 데워진 빵과 두유가 어찌나 맛있던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지 못하고 들뜬 기분으로 조촐한 만찬을 즐겼다.
건강한 식재료와 즐거운 기분이 몸안으로 흡수되어 탄탄한 에너지로 전환된 걸까. 100%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와 사진촬영을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인터뷰가 끝난 시간은 3시 30분. 최근 시작한 #SNPE 수업까지 남은 시간도 3시간 30분. 점심에 충전한 에너지를 인터뷰에 모조리 써버린 건지 다시 출출해진 나는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샐러드 맛집 #알라보 석촌호수점에서 맛난 음식도 먹고 책도 읽기로 결정!
상호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보카도를 주재료로 여러가지 포케형 샐러드를 선보이는 곳인데 내가 팔로워한 인플루언서 다이어터들 사이에서 건강식 맛집으로 소문난 브랜드였다.
닭가슴살은 집에서도 자주 먹고, 연어는 조금 느끼할 것 같아 비프샐러드(13900원)를 시켰다. 일단 풍족한 양에 첫 인상은 합격! 버섯볶음과 수비드비프, 단호박과 고구마구이 등 재료 하나하나의 맛이 살아있어서 굳이 소스를 찍어먹지 않아도 좋았다. 심지어 흑미밥도 새콤달콤하니, 밥만 먹어도 맛있었다. 흑미밥에 소고기를 소스 찍어 먹으면 집밥 먹는 기분이고, 양상치와 소고기를 함께 먹으면 저녁모임에 나가 외식하는 기분이고, 내 최애 식재료들인 단호박과 고구마를 먹으면 달콤한 간식을 먹는 기분이었다. 재료의 조합에 따라 달라지는 맛의 향연을 느끼며 1시간 30분 동안 여유로운 식사를 즐겼다. 속이 더부룩하지도, 허기지지도 않아 첫 수업보다 강도가 조금 높아진 SNPE 수업도 편안한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었다.
다이어트와 건강상의 이유로 요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유튜버들의 영상, 각종 인터넷뉴스와 SNS 계정에 나오는 정보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저탄고지, 적절한 탄단지 비율, 단당류 제한, 양 조절 등 건강해지기 위해 지켜야 할 식단은 무척 다양하고 까다롭다.
하지만 먹고 난 후의 활동이 내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무엇을 얼마나 먹었든 그것은 불필요한 체지방이 아니라 꼭 필요한 에너지로 소모되는 것 아닐까? 음식을 먹고 나서 너무 배불러 소파에 누워 TV만 본다거나 양껏 먹었는데도 군것질이 당겨 인스턴트 음식을 또 먹고 있다거나 하면 그 식단에는 필시 문제가 있는 것이리라. 힘이 생겨 활기차게 움직이고 싶어지도록 매 끼니에 정성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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