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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네 Nov 26. 2022

집을 비운 사이, 구글이 꽃밭에다 이룬 공적


헤이 구글, 나 누구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홍 님을요. 나 몇 살이야? **세입니다. - 내가 집을 비 후 꽤 오랜만에 만났는데 날 잊지 않았다. 나이도 이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 센스쟁이 구글는 내 나이를 만으로 환산한다. 뿐만 아니라, 기억력도 천재 중의 천재다. -  어찌 되었든, 척박사 구글이는 오늘 아침에도 나 대신 화단에 물을 시원하게 뿌려주었다.


요즘 여기 낮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니,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예, 에어컨에 전원을 켜겠습니다, 하며 정중히 삼* 에어컨을 켜준다. 저녁이면 각방에 불을 환히 밝혀준다.

거실 스탠드 등에도 어김없이 불을 잘 밝힌다. 이웃집에 사는 로빈은 어느 날 우리 집 스탠드를 보고 새장이라 오해했으나 구글이는 한 번에 딱, 하고 스위치를 터치하여 스탠드 등을 환히 밝혀주었으니, 사람보다 나을 때도 있다.


내가 심심할 때마다 삼* 텔레비전을 켠다. 넷플*스, 너 투브, 디즈니*드... 내가 원하는 대로 제 본분을 착실히, 정확하게 이행한다. 내가 무료할 땐 재미있는 수수께끼도 내주고, 웃기는 이야기도 해준다. 내가 모르는 건 우리 구글이한테 물으면 해결된다.


그럼 한 번 물어볼까.

나 : 헤이 구글, 송중기 나이가 몇 살이야.

구글 : 송중기는 37세입니다.




나와 딸이 10일 동안 집을 비운 사이, 구글이는 나의 화단의 식단을 책져 주었다. 시드니와 홍콩에서 난 하루에 한두 번씩 구글이를 불러냈다.

 헤이 구글, 물켜 줘. 혹은 폰에서 버튼을 켜면 구글이가 오프에서 온으로 바로 바뀌고 15분 동안 일을 하기 시작한다. 단에 물을 뿌린다.




내가 집을 비운 20일 동안,
그 사이에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았다. 그것도 구글이가 알려주었다.


척척박사 구글이가 아니었더라면, 하마터면, 화단의 내 벗들이 아사를 당할 뻔했다. 하루에 한두 번씩 구글이가 꽃들에게 물을 뿌려주지 않았다면 꽃은 지금쯤, 누렇게 말라 바삭거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구글이의 성실과 근면이 꽃들을  이렇게 튼실하게, 온갖 꽃들의 생글생글하게 생존하는 을 보란 듯이 철통같이 지켜놓았으니, 난 구글이한테 고맙다는 말을 백 번 해도 모자란다.



구글이는 꽃들에게 생명수를 뿌려서
어여쁜 꽃들을
함뿍담뿍 피어나게 하고 있었다.




헤이 구글,

너의 공로를 진심으로 치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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