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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네 Sep 04. 2023

호주 이웃들과 꼬깔콘 놀이

- 호주에서 마실 간 날 •2



"홍, 여기 뭐라고 쓰여있어?"



그녀 질문이 담백 만큼 나의 대답도 심플했다. 꼬깔콘 즐기먹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고. 첫 번째, 손가락에 끼워서 바삭, 깨물어 먹는 방법 직접 시범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녀 손가락, 그녀 아버지 릭의 손가락 시작으로, 함께 앉은 사람들 모두의 손가락 끝에다 차례대로, 깔콘 두어 개씩 워주었다. 7명의 이웃들은 재미있는지 쿡쿡쿡 웃으며 손가락을 내었다. 남녀 할 것 없이 그들 손가락이 모두, 무쇠 솥뚜껑손잡이같이, 뭉툭했다.



It's light and tasty!


 바삭바삭 바사삭. 한국발 꼬깔콘이 호주산 이웃들의 입안에서 바스락 부서지고 있었다. "오, 가볍고 맛있다"며, 질문을 한 반응이 가장 명쾌했다. 가볍고 맛있음을, 몇 번을 반복하며 구호 외치듯 했다. 나중에 자기도 한국발 꼬깔콘을 사 먹을 거라고 빈봉지를 챙겨갔다. 자기가 사는 록햄튼에 한국식품점이 있는지 내가 묻자, 그녀 모친 칼리할머니가 나서서, 내일 우리 동네 하이마트, 한국식품점에 데리고 가신단다. 도랑 치며 가재 잡기. 난, 꼬깔콘을 봉지째 가져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한 봉지가 금세 다 팔렸다.


우리 동네 이마트에 난, 몇 안되지만 호주 지인들을 물어다 주는 새가 되었다. 화센터와 블랭킷 디스  할머니들이 가끔 문의를 해온다. 그중, 성탕면을 즐겨 찾는 리할머니는 하이마트 단골고객이 되었다. 지난번 내가 하이마트 갔을 때, 젊은 주인 엄마는, 자기 남편이 팜에서 따왔다는 엄청 달고 즙이 풍부한 귤을 광주리 주면서, 칼리할머니와 나누어 먹으라 했다.


가 바로 전해 드린, 반짝거리고 탱글탱글 오렌지색 과일을 공짜로 받아 든 칼리할머니, 엄청 좋아하셨다. 그리고 하이마트 젊은 엄마가 친절하다고 이 마르게 그녀의 칭찬을 들으니, 내 어깨가 으쓱했다. 며칠 후, 할머닌 자기 딸을 데리고 가서, 꼬깔콘 세 봉지와 이것저것 사가지고 오셨다며 리포처럼 말씀하셨다. 할머닌, 홍이 보내서 왔다고 젊은 엄마한테 했다니, 한국이나 호주나 마음 표시하는 방식이 오십보백보.


두 번째는, 락을 콘에다 넣고 생크림 찍어먹기,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을 콘 채워먹는 방법이 적혀있었다. 난 꼬깔콘 봉지 속 내용물을 무심히 꺼내먹고, 봉지에 쓰인 설명서는 평소 보지 않았다. 킴, 그녀가 묻지 않았으면 내 평생 꼬깔콘 맛있게 먹기라는, 이런 재미있는 방법이 있는 줄 모른 채 살았을 거다. 남산타워 곁에 사는 람이 관광명소에 대 무연하듯, 나도 꼬깔콘이 이렇게 바삭거리며 가볍고 맛있는 스낵인 줄은 몰랐다. 호주사람 그녀, 킴의 입을 통하여 확연히 인지하게 되었다.


호주마실의 오늘 주인공은 바로,
꼬소한 한국산 꼬깔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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