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쉼이 필요한 현대인을 위한 작은 꿀팁
"와 이렇게 사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바로 이 타이밍을 "현타"라고 칭하더라.
처음에는 바쁜 게 좋다. 한가 할 때보다는 열심히 사는 것 같으니까. 내 삶에 의미가 있는 것 같으니까.
하지만 일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재충전의 시간은 없어지고 어느 순간 "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 생각하며 인생을 뒤돌아보고 있다.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려보겠다고.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이게 바로 현실 자각 타임.
개인 역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린 때론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업무와 짐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잘 인지하지 못한다. 일이 너무 많다고 느끼기도 전에 이미 다른 일을 수락했거나 새로운 일을 떠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계를 인지하지 못하고 또다시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지?" 후회해봤자 늦었다. 이미 악순환의 강을 건너버린 뒤다.
나 또한 시간관리와 업무량 조절 실패를 무수히 경험했음에도 아직까지 이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조금이나마 습득하게 된 나만의 꿀팁을 나눠 보려 한다.
지금 상황에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급한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앉아서 하나씩 적어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내가 택한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Eisenhower Matrix)로 우선순위의 틀을 잡는 것이다.
미국 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제시한 매트릭스는 내게 주어진 업무를 긴급성(Importance)과 중요성(Urgency)을 기준으로 사분면을 나누는 위와 같은 방식이다. 아래 탬플릿을 통해 직접 작성해 보길 바란다. 나눠진 4가지 영역에 다른 글자색으로 항목을 써나가며 분류하길 추천한다.
A 중요하고 긴급한 일
필수적이며 급하게 수행해야 할 일들은 여기에 속한다. 마감일을 앞둔 과제나 회사 업무, 내일 있을 학교 시험 등이 될 수 있다.
B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
지금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내게 중요한 일들은 여기에 속한다. 졸업논문 및 졸업작품 준비, 운동, 올바른 식습관과 수면 습관, 자기 계발과 예금저축 등이 될 수 있다.
C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당장은 중요해 보이며 급하게 해결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덜 중요한 일들은 여기에 속한다. 거절할 수 없는 요청, 밀린 집안일, 이미 떠벌여놓은 장기적으로 내게 큰 유익이 없는 업무들 등이 될 수 있다.
D 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일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지만 꼭 하고 싶은 일들은 여기에 속한다. 휴식시간을 할애해서 하면 효율을 높이고 스트레스 해소에 좋지만 더 급하고 중요한 것들을 효율적으로 못하게 막는 활동들이 될 수 있다. 특별한 목적 없이 보는 영상이나 SNS, 친구들과의 의미 없는 잡담 또는 지나친 감정 노동 등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생각보다 둔해서 무엇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지는 알면서도 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Step 1에서 색별로 분류해놓은 항목들을 합쳐 순서대로 리스트를 나열해보자.
바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A, C, D, B 순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급한일은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일 (D)을 줄이고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 (B) 들은 리스트 위로 올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A와 B가 결국 최우선으로 되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D를 완전히 리스트에서 제거해 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해서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시간을 주기적으로 할애해 충분한 휴식시간을 즐기는 게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다.
우선순위를 인지하고 리스트를 만들었다고 해서 새로운 일이 추가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아니 오히려 일이 더 넘쳐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에게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이 항상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일을 떠벌이기 전에 항상 그 가치를 측정해 볼 필요가 있다. 준비해 놓은 Step 2의 리스트가 이럴 때 유용하게 쓰인다.
1)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면 그 활동이 리스트 순위의 어느 위치쯤에 속하나 예측해 본다.
2) 리스트에 추가된다면 그 아래에 속하게 될 항목들이 무엇이 될지 유심히 살펴본다.
3) 새 활동을 시작하면서 아래 몇 가지 항목을 포기해야 순간이 온다면 어떤 것을 포기할 수 있는지 무게를 재본다. 그리고 다시 순위를 조율해 본다.
4) 모두 포기할 수 있다면 진행하되 포기할 수 있는 항목이 없다면 새로운 활동을 지양하는 것이 좋다.
술도 취해 본 사람이 주량을 알듯이 번아웃(burn out)을 경험해 보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터득하는 것은 어쩌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숙취와 달리 번아웃은 회복하는 데에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기에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좋다.
위와 같이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여 주어진 시간을 천천히 관리해 나가다 보면 보다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스케줄을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