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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몽드 Jan 26. 2020

건포도&당근 시트(Raisin&carrot cake)

[Dessert my life]

건포도 해치우기 #1. 건포도가 들어간 당근 시트 케이크



할아버지와 건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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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포도 좋아하시나요? 

저는 건포도를 싫어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있으면 먹지만 굳이 건포도를 직접 사 먹는 정도는 아닙니다. 베이킹을 위해 건포도 1kg 한 팩을 사고 건포도가 들어가는 케이크를 만들 때마다 조금씩 꺼내 썼습니다. 그러다 몇 개월 동안 팬트리에 방치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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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포도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십니다. 특히 할아버지께서 많이 좋아하십니다. 지금처럼 달콤한 간식이 넘쳐나지 않던 시절에 건포도는 아주 새콤달콤한 간식이었겠지요. 제가 베이킹을 취미로 한다고 했을 때,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건포도가 많이 들어간 빵'을 좋아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 건포도 한 봉지(1kg)도 사 주셨지요. 그래서 할아버지께 열심히 럼 레이즌 파운드 케이크를 만들어 드렸는데, 당신의 기억에 건포도 빵은 제가 만든 파운드 케이크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맛있다고 하셨지만, 뭔가 충족되지 않음이 얼굴에 묻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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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기억은 어째서인지 재부팅되었습니다. 또 건포도 1kg이 생겼습니다. 집에 건포도가 2kg가 넘게 있으니 오래된 건포도부터 어서 해치워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건포도 해치우기 프로젝트의 1탄으로 가볍게 먹기 좋은 - 아침으로, 그리고 간단한 디저트로 - 건포도를 듬뿍 넣은 당근 시트 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재료 (20cm x 20cm 사각 베이킹 틀 기준, 오븐 170도 예열 )

- 버터 40g, 전자레인지에 녹여 액체 상태로 준비

- 카놀라유(또는 식물성 기름) 20g

- 당근 200g 또는 2컵 (소~중간 크기 당근 1개)

- 건포도 200g 또는 1.5컵~2컵, 가감 (뜨거운 물에 20~30분 불린 후 물기를 제거하여 사용)

- 계란 2개

- 설탕 90g

- 중력분 75g

- 박력분 75g

- 시나몬 파우더 1 tsp

- 베이킹파우더 1/2 tsp

- 베이킹 소다 1/2 tsp

- 소금 1/3 tsp

- 바닐라 엑스트랙트 1 tsp

- (선택) 피칸 또는 호두 적당량


#방법

1) 당근을 강판의 작은 굵기 사이즈로 간다. 당근 향과 식감을 원하면 더 굵은 사이즈로 사용한다.

2) 볼에 계란과 설탕을 넣고 거품기로 거품이 조금 올라올 정도로 강하게 1-2분 친다.

3) 녹인 버터와 기름을 2)에 넣고 거품기로 강하게 30초 섞는다.

4) 가루류(밀가루, 시나몬 파우더, 베이킹파우더, 베이킹 소다, 소금)를 체친다.

5) 4)의 반 절만 3)에 넣은 후, 고무 주걱으로 가루가 안 보일 정도로 살짝 섞는다. 그다음 체친 당근과 불린 건포도, 바닐라 엑스트랙트를 넣고 다시 섞어준다.

6) 4)의 나머지 반 절을 5)에 넣고 가루가 안 보일 정도로 섞는다

7) 반죽을 베이킹 틀에 담고 자른 피칸 또는 호두를 위에 뿌린다.

8) 170도에서 20분 ~ 25분* 구워 완성한다.


* 본 레시피에서 사용한 베이킹 틀과 다른 경우, 시간을 조정하여 베이킹합니다. 완성 정도를 알 수 있는 기준은 케이크의 향이 나고, 윗면이 약간 단단해지고, 이쑤시개로 가운데를 찔렀을 때 아무것도 묻어 나오지 않으면 됩니다. 


폭신폭신한 건포도 당근 시트 케이크. 당근과 건포도의 단맛이 은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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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시피는 당근 케이크 레시피와 매우 유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버터/기름을 줄여 담백함을 살리고, 설탕도 줄이는 대신 당근과 건포도의 단맛을 느낄 수 있도록 조정했습니다. 화려한 크림치즈 데코레이션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아침에, 그리고 간단한 간식으로 언제나 부담 없이 먹기 좋은 시트 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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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케이크를 할아버지에게 검증을 받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전에 저희 가족끼리 다 먹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다시 만들어서 할아버지가 원하시던 맛이었는지 테스트를 해야겠습니다. 혹시 또 아니라면, 건포도 해치우기 프로젝트 2탄으로 새로운 도전과제가 생기겠지요? 


간단하고 부담 없이 즐기는 당근 시트 케이크




그 어느 때 보다 따뜻한 1월입니다. 따뜻함이 주는 온기도 좋지만, 서울에서는 올 겨울 하얀 눈을 볼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에 아쉽기도 합니다. 게다가 미세먼지가 좀 더 슬프게 만듭니다. 연휴가 끝나가기 전에 쉽고 먹기 부담스럽지 않은 홈베이킹에 도전해 보시면 어떠신가요? 아쉬움과 슬픔 대신 기분 좋음과 달달함으로 1월의 마지막 주를 채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구독자님들의 건강함을 기원하며, 하루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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