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윌슨 / 사이언스 북스
서점의 에드워드 윌슨 코너에서 표지가 제일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왔다. 묵직한 제목에 비해 두께는얇아서 어색한 밸런스를 하드커버의 중량감으로 맞춰주고는 회색 바탕 흰 배경에 사람의 두상을 슥슥 그려 넣었다. 품위있는 디자인이다. 커버를 벗기면, 옅은 분홍위에 구리색으로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 속에 있는 사람의 사유는 하얀 캔버스를 깨고 나와서 경계도 구획도 제한도 없는 시공간으로 갔을까?
진화생물학의 한 세대를 이끌었던 에드워드 윌슨이70이 넘은 나이에 그가 평생을 지지하던 개체단위의 선택과 포괄적합도 개념을 포기하고, 진화는집단단위와 개체단위의 선택 사이의 끊임없는 외줄타기임을 선언한 이래 그는 한 차원을 넘어선 인간이 된듯하다. 이제는 생태계 절대 강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야생에 살고 있는 인간이 이제는 다른 생태종들과 공존할 수 있는 책임을 가져야 하고 주장한다. 그는 거침이 없다. 종교의 위대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인간과 동일한 부족주의적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이제는 우리 자신을 악마와 부족 신에게서 해방시켜야 할 때라고 외친다.
이제는 세상을 떠난 에드워드 윌슨은 인문학과 과학의 구분을 뛰어넘으려 했다. 자신이 수십년간 연구하고 제자를 키워낸 학문적 지향을 벗어남으로서 존재의 의미를 깨치는 것이 어느 한 분야나 시선으로만은 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자신의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증거가 단 하나라도 있을 때, 그것을 인정하는 용기. 그는 비슷하고 친숙한 것을 선호하는 유전적 근시안을 벗어나 자유로워 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