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누사바움 / RH Korea
뭔가 잘못됐다.
책의 제목과 내용이 따로 논다. 이 책은 두려움이 어떻게 미국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망치는가에 대한 정치철학적 에세이다. 한글본의 제목이나 발문과는 먼 내용이다. 원제대로 "두려움의 왕국 the Monachy of Fear"이라 번역하고, 미국 정치철학에 대한 책으로 국내에 소개되고 읽혔다면 훨씬 나았을 거다. 꽤나 아쉽다. 표지와 제목에서 책의 방향을 제대로 보여줬다면 훨씬 좋게 읽혔을텐데. 마케팅 과욕이 빚은 참사다.
코로나 시국에 읽은 그의 글 때문에 기대가 컷기 때문에 많이 기대했는데, 읽으면서 반감이 든다. 철학으로 평생을 살아온 저자의 진단과 제언은 적절하다. 하지만 거리감이 느껴지고 불편하다. 그의 시선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 꽂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연민은 길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그는 냉철한 분석과 진단을 하는 우아한 철학자로 있는게 저자에게도 좋지 않았을까?
표지, 제목, 발문 모두에 참 신경을 많이 쓴 책이지만, 하나도 안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