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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삼,십대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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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헤이 May 16. 2022

삼,십대 ep.18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사람은 저마다 마음속에 하나의 그릇을 품고 태어난다. 어떤 사람은 넓고 얕은 모양이고, 어떤 사람은 깊고 좁은 모양이고, 또 어떤 사람은 미로처럼 뱅뱅 꼬여있을지도 모른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내 그릇이 어떤 모양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손에 들기 편안한 적당한 사이즈와 

시간을 두고 오래도록 천천히 마실 수 있는 

적당한 깊이를 가진 컵 정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까다로운 형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을 할 때면 줄곧, 그 사랑이 내 그릇을 흘러넘치게 과하거나

꽉 채워지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애인이 주는 사랑은 내 그릇을 알맞게 채운다. 

넘칠 듯하면서도 넘치지 않도록, 

아주 유연하게 그 선을 지켜낸다.


그래서일까. 

요즘 내 마음은 양껏 맛있는 요리를 먹은 것과 같은 

적당한 포만감으로 완벽하게 채워진 상태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었을까? 인연이 너무도 소중해진다. 

하지만 이 사람도 누군가에겐 흘러넘치거나 모자랐을 수 있다.

그러나 서로의 인생에 흘러들어옴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완벽해졌다.


짚신도 짝이 있다던 옛말이 떠오른다. 

한 짝일 땐 쓸모없던 내 마음도, 

두 짝이 되니 조금은 쓸모가 생긴 기분이다. 


시기적절하게 인연을 만나게 된 걸 보면

이번 생은 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결혼 소식을 전하니 주변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터놓았다. 

어떻게 결혼을 결심했는지, 왜 자신은 그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야하는건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급해하지 말라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어떤 타이밍과 어떤 상황에서 

당신에게 알맞은 사람이 나타날지는 모르겠으나 

당신의 그릇을 알맞게 채워줄 인연은 분명 있다.


그러니 괜한 걱정 말고, 

당신이 인연을 마주했을 때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자신을 꾸준히 들여다보고 탐색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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