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첫 서비스 기획자 면접때 받은 질문들을 꺼내 보았다.
오랜만에 면접을 준비한다.
나름 면접에 자신감과 노하우가 가 생겼는지 더 이상 구굴에 'PM 면접 예상 질문리스트'를 검색 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생겼다.
그러다 3년 전 첫 서비스 기획자 면접때 받은 질문을 정리한 노션 페이지를 오랜만에 발견하여 열어보았다..!
그 당시 나름 주변 서비스 기획자를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어떤 회사 면접인지, 어떤 식으로 대답했고 이렇게 하면 더 좋았을 걸...!이라고 정리해 둔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에는 질문을 받고 지독한 F인간으로 날카로운 질문에 나를 싫어하나...? 내가 부족한가...?라고 당황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다시 그 질문을 살펴보니 질문 자체에 내 부족함을 공격하는게 아니라 ㄴㅐ가 어떤 사람인지 묻는 질문이라 간단하게 내 모습을 보여주는 답변으로 충분했다.
그때 받은 질문을 보며 어리숙한 나는 그때 어떻게 대답했는지, 3년 뒤 나는 어떻게 대답 할지 적어본다.
3년 전: 기본 중 기본인데 막상 대답하려니 어려운 질문이었다. 분명 안 한 건 아닌데? 나는 회사 다니면서 보이는 데로 열심히 기획했고, 기획 관련자들을 모아 북클럽도 했고 매주 서비스 분석도 했는데...?. 막상 어떤 노력을 했냐라고 질문에 어떤 대답이 좋을지 어려워 결국 들키고 싶지 않았던 노력 중 하나를 말해버렸다. 다시 돌아가면 이 질문에 가장 자신 있는 거 하나를 살려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할듯하다.
3년 전 왜 나는 저 질문이 어렵게 느껴졌는지 생각해 보면 엄청 대단한 일을 말해야 되는 줄 알았다. 예를 들어 나는 정기적으로 기획자끼리 만나서 이런저런 인사이트를 나누었다, 아니면 정말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기획을 했다 같이 누구나 오...! 할 것 같은 굉장한 노력을 자랑하는 대답을 원하는 줄 알았다.
다시 생각해 보면 정말 기획자가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역량 "커뮤니케이션 스킬 " "세밀한 일정관리"와 같이 단순하지만 구체적인 예시를 주었으면 충분하다.
지금: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회고를 습관화하여 기획자의 역량을 길렀다.
회고를 통해 어떤게 문제였는지를 깊게 파악해하면 언제나 근본적인 문제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잦은 일정 변동이 있었다면 왜?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면 최종적으로 기획이 변경될 때마다 설명이 부족해 개발 싱크가 맞지 않았다 라는 문제의 시작점을 찾았다. 이렇게 찾은 문제점을 해결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다음 프로젝트에는 꼭 적용해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가도록 노력했다. 회고는 늘 나를, 프로젝트를 더 건강하게 만들었다.
3년 전:
여기서부터였나요... 면접에 말리기 시작한 순간이...... 부족한 리소스 때문에 퇴사했다 하니 물어본 꼬리 질문이었다. 면접이 끝나고 되돌아보아도 어떤 대답이 현명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순진한 마음이다 ㅎㅎㅎㅎ
모든 회사 리소스는 항상 부족하고 부족한 리소스를 활용하는 건 PM의 일이다!
지금:
항상 필요/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분석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팀에서 리소스 10명이 드는 규모의 일감을 요청한다면 마케팅 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요청 사항을 하나하나 검토한다. 필요성, 사용성, 활용성 3가지 를 두고 살펴보면 기존에 있던 기능이거나, 실제로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지금 당장 활용도가 매우 낮은 일감이거나, 리소스 2명으로 살짝 수정만 하면 충분한 일감인 경우가 많다. 언제나 왜 필요한 일인지 분석부터 시작하면 리소스 부족 문제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3년 전: 연사로 나갈 수 있는 기획자요..!
응애응애 귀여움 그자체....^___^
아직도 10년 뒤에 되고 싶은 서비스 기획자이지만 구체적인 답은 아니다 ㅎㅎㅎ
지금:
프로덕트를 한 가지 분야로만 가두지 않고 새로운 분야와 연결하여 더 큰 프로덕트를 만들 줄 아는 서비스 기획자가 되고 싶다. 이전에는 커뮤니티와 커머스는 같이 가는 영역이 아니라고 했지만 오늘의 집도 커뮤니티 덕분에 커머스가 성장했고, 은행 앱에 만보기가 들어갈 거라 아무도 상상 못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자연스럽게 열심히 걷고 포인트를 받기 위해 접속한다.
최근 365mc와 아름다운 재단이 협업하여 다이어트로 작아진 옷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했는데 인상 깊었다. 아무런 접점이 없을 거란 두 프로덕트를 이어새로운 인사이트를 만들어주는 서비스 기획자가 되고 싶다.
3년 전 대답을 보니 낯 부끄럽지만 날것 그 자체로 나에게 좋은 영감을 주었다.
실제로 이번 면접 준비 단계에서 나를 되돌아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그동안 아무것도 안 할 줄 알았는데 기본적인 질문에 쑥쑥 대답할 수 있는 나!
누가 뭐라 해도 이 정도면 나 충분히 많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