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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훈 Jul 17. 2024

여행, 가보지 않은 길 달리기

낯선 곳에서 달리기

집 앞 중랑천변에 나만의 러닝 코스가 여러 개 있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밖에 없어 어차피 선택할 수 있는 경로가 많지 않지만, 중랑천 건너편으로 오갈 수 있는 교각과 징검다리가 있어 꽤 다양한 코스를 만들 수 있다.


사람과 자전거 왕래가 많지 않은 길을 선택해 편도 5km를 찍고 돌아온다. 가장 많이 뛰는 코스는 한양대까지 다녀 오는 코스이다. 장안동, 군자교를 지나 마장동 정육시장 인근에서 돌아온다.


달리기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내가 가는 곳이 길이 된다는 것이다. 어디에 있든지 달릴 수 있다.

서울, 지방 가릴 것 없이 조금만 찾아보면 달릴 수 있는 공원길이 조성되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아침, 저녁으로 혼잡하지 않은 길을 찾아 어디서든 달릴 수 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닌 경험은 많지 않지만 일본, 호주, 미국, 동남아 등 내가 여행과 출장으로 다녀온 국가에서 달리기를 못해본 나라는 없다.


운동화와 운동복만 있으면 어디서든 달릴 수 있고 내가 가는 곳이 길이 된다.


내가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는 있는 동기이자 달리기가 운동으로서 갖는 장점이다. 달리면 차 안에서 놓쳤던 풍경과 모습이 들어온다. 계절이 오고 가는 풍경을 달리면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다. 계절에 따른 옷의 변화는 러닝복에서 가장 빨리 온다.


달리기는 계절과 세상을 느끼는 또 다른 감각기관이 된다.

달리기가 인생 운동이 된 후 출장이 잡히면 구글 맵을 이용하여 달릴 만한 곳을 찾는다. 어디를 가더라도 달릴 수 있는 곳이 있다. 시골은 시골길대로 복잡한 도시 주변도 아침저녁 인적이 드문 시간은 달리는 트랙이 될 수 있다. 일단 출장지에 도착하게 되면 숙소에 도착하여 주변에 달릴 수 있는 코스를 스캔한다. 차가 없고 길게 나 있는 직선도로나 인도가 좋다. 신호대기 없이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곳을 찾는다. 큰 빌딩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목표한 달리기를 채우기도 한다.


아스팔트 도로가 없는 시골의 한적한 길도 매력 있다. 시골길은 농가에서 키우는 개가 복병이다. 간혹 매어있지 않은 개가 경계심을 드러내고 짖기도 하고 묶인 개도 낯선 사람을 보면 영락없이 짖는다. 속도를 붙이고 빨리 벗어나 다른 코스를 찾아본다. 시골 맑은 공기는 머리와 폐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고 환각상태에 빠진 것처럼 몸은 가벼워진다.


달리기는 마약이다.


서울 위성도시에 직장이 있다. 회사주변에도 천이 있고 뛸 수 있는 코스는 무궁무진하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30분 코스, 평소 10킬로 코스도 4개가 있다. 내가 가는 곳이 길이자 코스이다. 내가 디자인한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은 여행이다.


“여행이 익숙한 것에서 떠남”이라는 작가 은유의 말대로라면 나는 익숙하지 않고 가보지 않은 길을 달리는 것을 주저 않으니 나는 여행을 수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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