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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훈 Nov 12. 2024

동아마라톤 대회 다음날

어느 정도의 근육통은 예상했다. 허벅지 바깥쪽 통증이 심하지만, 천천히는 걸을만했다. 출근길 멀리서 켜진 파란색 보행신호등을 보고 반사적으로 뛰어 건너려고 했지만 깜짝 놀라 멈추게 되었다. 누군가 몰래 다가와 대못 여러 개로 동시에 찌른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허벅지 전체에서 느껴진다. 

뛰는 것은 물론 빨리 걷는 것도 불가능했다. 발걸음을 이내 멈춰 다음 신호를 기다렸다. 


근육통이 생길 것을 감안해 어제 사우나 냉탕에서 한참 걸었다. 운동 종료 후 다음 날 더 심해지는 근육통을 지연성 근육통이라고(DOMS, 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한다. 지연성 근육통 직후에 뜨거운 찜질은 금물이다. 미세한 근육 손상을 더 악화시킨다. 냉기를 가까이 해야한다. 얼음을 비닐주머니에 넣어 마사지하거나 차가운 욕조에 아픈 부위를 담그면 좋다. 간혹 tv에 스포츠 스타들이 운동을 마치고 냉탕에서 추위를 견디며 반신욕을 하거나 서 있는 장면이 나오곤 하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때 냉탕 온도는 15도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 온도관리가 잘 되는 사우나 냉탕이 20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15도는 손가락 하나도 잠시 담그고 있기 힘든 고통스럽고 매우 차가운 온도이다. 15도 수온을 일반 가정집 욕조에서 맞추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한 겨울이 아니고는 수돗물 온도가 20도를 훌쩍 넘긴다. 온도조절 장치가 내장된 별도의 욕조가 필요하지만 일반인들이 적용하자면 아쉬운 대로 찬 물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찜질 기구를 이용해 아픈 부위를 보온하거나 마사지하는 것은 2~3일 후부터 가능하다.  


이후로 다리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는데 일주일 이상 걸렸다.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그다지 노력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이 불편한 걸음을 보고 왜 그러냐고 묻는다. “지난 일요일, 마라톤 풀코스 완주했더니... 좀 불편하네.” 대답을 듣는 학생들은 대단하다며 놀라는 눈빛이다. 그들의 눈빛을 즐겼다.


달리고 난 후 영양섭취

달리고 난 후 피로를 풀고 소비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행동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적절한 영양공급은 소비된 에너지를 보충하고 손상된 근육 조직을 복구해서 회복을 촉진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중조절을 목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일부 러너는 영양공급을 게을리하기도 한다. 잘 먹는 것도 잘 달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달리기를 마친 뒤 영양섭취를 위한 7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탄수화물

체중감소를 시도하는 다이어터들이 가장 멀리하는 영양소는 단연코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수분을 끌어안고 체내에 저장된다. 그래서, 체중이 증가한다. 하지만, 운동 후 회복을 돕는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달리기에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의 원료이다. 

달린 후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은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다시 비축하는데 꼭 필요하다. 특히 오랜 시간 달리기는 일시적으로 면역력을 저하시키는데 탄수화물 섭취는 면역력을 회복하는데도 필요하다. 한 바탕 달리고 난 후의 몸은 물을 빨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건조한 스펀지와 같다. 음식 준비가 어려운 상황에서 달리기 전에 섭취하는 에너지 겔(gel)이나 에너지 바(bar)도 훌륭한 회복식품이다.

   

단백질도 필수

격렬한 운동 후 근육은 미세한 손상을 입는다. 단백질은 손상된 근육 세포를 복구하고 재합성하는데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한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운동으로 손상된 근육을 보다 강인한 근육으로 재건하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 후 단백질만 섭취할 때보다 탄수화물과 함께 섭취될 때 더욱 효과가 좋다. 단백질 식품과 함께 바나나, 고구마와 같은 탄수화물 식품을 같이 먹자. 


수분 보충

달린 후의 수분 보충량은 달린 정도, 날씨, 땀을 흘린 양 등에 영향을 받는다. 수분 보충량은 체중을 측정해서 가늠해 볼 수 있다. 달리기 전 후의 체중 차이가 바로 수분 보충량에 해당된다. 감소된 체중을 기준으로 대략 1배에서 많게는 1.5배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면 된다. 땀에 흠뻑 젖은 옷의 무게를 제외하고 달리고 난 후 500g의 체중감소가 있었다면 500~750ml의 물을 마시면 된다. 

평소 수분 보충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소변 색깔을 활용할 수도 있다. 소변색이 진할수록 수분이 부족한 상태이다. 맑은 소변색을 목표로 조금씩 지속적으로 물을 마신다.

     

전해질, 특히 소금

운동을 체온상승을 불러오고 인체는 땀을 흘려 체온을 조절한다. 땀에는 다량의 전해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나트륨이 으뜸이다. 더위나 강도 높은 달리기로 땀을 많이 흘렸다면 달린 후 첫 음식이나 식사에서 의도적으로 약간 짭짤한 식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탄수화물을 함께 공급할 수 있는 단짠 크래커도 좋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저나트륨 혈증으로 불리는 수분중독이다. 저나트륨혈증은 물을 너무 과하게 마셔 발생하는 증상이다. 수분중독은 덥거나 습한 환경에서 육체적인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이들이 수분을 과하게 섭취할 때 발생한다. 이런 조건에서 의식이 비정상이고 반지, 시계, 양말 등이 꽉 조여 몸이 부어있다면 수분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미리 계획하자.

건강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달리기와 함께 달리기 무엇을 먹고 마실지를 계획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 전후 먹고 싶은 것을 미리 계획했을 때 영양적인 면에서 우수한 음식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된 바 있다. 

달리고 난 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추천음식으로 시리얼 한 그릇과 저지방 우유를 들 수 있다. 근육 글리코겐과 단백질 합성에 도움을 준다. 시리얼의 탄수화물과 우유에 포함된 단백질이 회복을 촉진한다. 삶은 계란과 과일 주스도 추천한다. 계란은 흰자만 섭취하는 것보다 노른자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근 단백질 합성에 더욱 효과적이다. 과일주스는 수분과 함께 비타민을 포함한 항산화제 성분으로 염증을 줄이고 회복에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회복을 위해 강조하는 싶은 것은 잘 자는 것이다. 숙면은 회복에 절대요소이다. 잠과 밥은 러너들에게도 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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