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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말 May 17. 2023

슈퍼말차 : 우리 차 한잔 때리자!

TEA나게 브랜드 콘셉트를 전달하는 방법

차나 마실래?


 최근 성수동에 있는 슈퍼말차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였다. 트렌디한, 일종의 유행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했는데 톺아볼수록 콘셉트가 단단한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 콘셉트에 소비자도 함께 동기화될 수 있도록 기능적, 경험적, 상징적인 측면에서 경험 설계가 잘 짜인 느낌이 들어 글로 다루게 되었다.


 곧 '커피나 마실래?'가 아닌 '차나 마실래?'가 되는 세상이 올까.




힛더티(HIT THE TEA)

 2017년에 설립된 힛더티(HIT THE TEA)는 차 문화를 젊고 개성 있게 만들기 위해 설립된 회사이다. 회사 명에서 알 수 있듯이 '차나 한잔 때리자'가 브랜드 콘셉트이다. 블렌딩 티(Tea)를 시작으로 보리 원료 기반의 디카페인 티 '슈퍼보리'와 말차가 원료인 '슈퍼말차'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핫한 브랜드로 자리 잡은 '슈퍼말차'는 현재 더 현대 서울, 스타필드 등 주요 백화점과 몰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GS 편의점 등 타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 콘셉트: 차나 한잔 때리자!


 브랜드 콘셉트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핵심가치라 할 수 있다. 이는 브랜드 연상과 브랜드 이미지로 연결되며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싶은지에 따라 설정된다. '차나 한잔 때리자'는 콘셉트를 가진 힛더티의 목표는 '차의 양질의 대중화'이다. 보통 ‘대중화’하면 자연스레 품질은 간과하게 되지만 힛더티는 깐깐한 품질로 대중화를 도모한다.


 앞서 델픽 브랜드 스토리를 알아볼 때 우리나라 차 시장은 양극화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다. 프리미엄 차 아니면 대기업 중심으로 생산되는 저렴한 차의 구조이다. 좋은 품질이면서 적당한 가격인 제품이 없었던 시장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나온 것이 힛더티의 슈퍼말차이다.


 이제 막 등장한 회사가 품질과 대중화,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취하는지 슈퍼말차 브랜드로 살펴보자.



1. 기능적 측면: 티백을 벗어나다


 차의 좋은 품질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무엇을 고민해 볼 수 있을까. 차 하면 생각나는 녹차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원물이다. 힛더티만의 콘셉트를 살리기도, 신생 브랜드가 익숙한 원물인 녹차를 통해 고품질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힛더티는 말차를 선택했다. 말차는 녹차와 달리 재배방식이 까다롭고 여린 새순만을 사용하기에 극소량만 생산된다고 한다. 매년 초봄 가장 여린 찻잎이 올라올 무렵 차과막을 통해 햇빛을 차단시키고 재배하기 때문에 쓴 맛을 내는 카테킨은 줄어들고 아미노산은 더욱 풍부해져 잎이 매우 부드럽고 색이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그럼 이제 양질을 표현할 수 있는 원물은 확보했겠다, 이 원물의 효능을 어떻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 힛더티는 과감히 티백(침출차)을 버리고 직접 원물을 흡수시킬 수 있는 가루형태의 고형차를 선택했다. 우려내는 과정을 생략하여 간편할 뿐만 아니라 빠르게 녹기 때문에 효능, 영양분이 흡수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녹차의 10배 이상의 영양소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가루 형태이기 때문에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도록 제품화도 가능하여 소비자가 쉽게 제품을 접하기에도 적당하다.

슈퍼말차 스틱형 제품 ⓒ슈퍼말차



2. 경험적 측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차 문화


 '대중화'를 위해선 말차에 대한 소비자의 몰이해를 해소하고 쉽게,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 필요가 있었다. 힛더티는 오프라인 경험으로 그 실마리를 찾았다. 소비자에게 차 문화를 빠르고 직관적으로 전할 수 있는 통로는 오프라인만 한 게 없기 때문이다.


 슈퍼말차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에 가면 말차 음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음료 만드는 과정을 보는 것이 뭐가 특별하냐고? 바로 로봇이 말차를 만들어준다. 매장을 방문하면 격불하는 기계 말로(Malo)에게 가장 먼저 시선이 간다. 세계 최초로 말차를 격불하는 로봇인 말로는 섬세한 각도와 일정한 속도로 포밍을 이루어 더욱 부드러운 말차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미래의 기술을 접목하여, 차가 가지고 있는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이미지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의 '대세감'도 놓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슈퍼말차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내 격불하는 로봇 말로(Malo)의 모습 ⓒ노말


 제품에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그 제품을 즐기기 위한 도구들도 함께 알릴 필요가 있다. 그래서 슈퍼말차 매장 안에는 말차를 즐길 수 있는 다구들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슈퍼말차 제품과 다구 ⓒ노말


 고착화된 다도 문화가 주는 무거움을 탈피시키기 위해 힛더티는 제품에 변주를 주기 시작했다. '차'라는 원 제품군을 넘어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뮤즐리, 마카롱, 롤케이크, 비스킷, 워터음료 등 자체 제품 개발 또는 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상품의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더불어 슈퍼말차의 다양한 음용법을 레시피 형태로 공유하여 누구나 쉽게 응용하여 말차를 즐길 수 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


 힛더티의 슈퍼말차는 여느 차 브랜드 답지 않게 그립톡, 양말, 티셔츠, 비누 등 다양한 굿즈를 제작하기도 한다. 차를 마시는 순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우리 브랜드가 존재감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택한 전략이 아닐까.


 이렇듯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설계한 다양한 브랜드 경험은 일상에서 차를 재밌게, 더 나아가 힙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구전이 되어 대세감을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슈퍼말차의 다양한 상품 종류와 굿즈들 ⓒ슈퍼말차



3. 상징적 측면: 멋있으면서 맛있게


 소비자는 자신의 모습을 브랜드에 투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갈망하는 모습을 브랜드가 보여줄 필요가 있다. 힛더티의 앞선 과제는 차에 대한 고정관념에 변화를 주어 자연적이면서도 강인한, 젊고 건강한 슈퍼말차의 이미지를 심어야 했다.


 먼저 슈퍼말차의 브랜드명을 살펴보자. '슈퍼'라는 단어 자체는 에너제틱한 느낌을 풍긴다. 슈퍼 푸드의 연상까지도 가능하다. 그리고 슈퍼말차의 볼드한 검은색 타이포는 잔잔한 느낌의 기성 차 브랜드의 타이포보다 훨씬 강렬했다.


 슈퍼말차의 브랜드 키컬러는 쨍하면서 노란끼가 들어간 그린 컬러인데 1등급의 슈퍼 말차의 색깔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키컬러 자체가 좋은 품질의 말차를 표현한 것이다. 더불어 쨍한 그린 계열 자체가 주는 프레시함 , 건강함, 싱그러움 또한 양질의 품질의 느낌을 전달하는데 한 몫한다.

"슈퍼말차 키컬러 초록색은, 노란빛이 섞인 따뜻한 초록색과 파란빛이 섞인 차가운 초록색의 딱 중간이에요. 왜 이 색이냐면, 말차가 그렇거든요.
 
말차는 녹차와 달리, 여린 찻잎이 올라올 무렵 햇빛을 차단한 차밭에서 재배해요. 그러면 짙은 푸른빛을 띠면서 잎이 올라오죠. 반면 햇빛을 받고 자라는 녹차는 잎이 노랗고요. 이렇듯 푸르면서도 노란 말차의 색을 온전히 담다 보니, 지금과 같은 색이 나왔어요."

-LongBlack, 성혜진 힛더티 부대표 인터뷰 중-

 

 기성 차 브랜드의 패키지 디자인을 보면 떠오르는 연상이 비슷했을 것이다.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타이포, 제품에 들어간 원료 이미지들. 그에 반해 슈퍼말차는 볼드한 타이포 로고와 쨍한 키컬러, 심플한 제품 패키지로 시각적인 면만 보면 차 브랜드라고 인식하기 어렵다. 미니멀하게 풀어낸 슈퍼말차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는 요즘 세대에 호기심과 반응을 바로 얻어낼 수 있었다. 참고로 슈퍼말차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디자인어워드'에서 2관왕을 차지하였다.

슈퍼말차 로고와 브랜드 컬러 ⓒ슈퍼말차


 젊은 층은 소비력이 기성세대만큼 크진 않지만 트렌디함과 주류 문화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스타그래머블한 슈퍼말차의 비주얼 요소와 다양하게 믹스가 가능한 말차 문화는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 자랑하게끔 만드는 것. '너 슈퍼말차 몰라?'라는 말이 나오도록 대세감을 창출한 것이다. 이것이 천 년도 더 된 말차가 요즘에 사랑받는 이유이다.




 '대중화'의 단면은 대중의 기류가 바뀌면 점점 외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힛더티 또한 힙한 브랜드의 양면성을 인지하여 영속성 있는 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브랜드 콘셉트가 강력하고 그것을 모든 접점에서 영리하게 표현하여 전달하는 방법을 아는 힛더티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주를 통해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를 만들 것이다.

“슈퍼말차가 영속성 있는 브랜드냐고 묻는다면, 지금 단계에서는 그보다는 트렌디한 브랜드라고 답할 수 있어요. ‘슈퍼말차는 트렌디하다’는 말을 우리 스스로 깨야,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봐요.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되려면, 트렌디하다는 말보다 ‘좋아해요’라는 말을 더 들어야 합니다. ‘슈퍼말차 좋아해요’라는 말을 더 많이 들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야죠.”

-LongBlack, 성혜진 힛더티 부대표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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