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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한얼 Haneol Park Apr 17. 2024

늘 예외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오늘의 생각 #80


우리는 편협하고 무지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린 사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에서 나오는 노랫말이 있는데, 잊고 살다가 최근에 다시 떠올다.


"Nothing is real, Love is everything, and I know nothing."


의역하면 아무것도 진짜가 아니고, 사랑이 모든 것이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이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진짜를 안다는 뜻이 된다. (I know nothing인데 Nothing is real 이니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가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인상 깊었던 대사들 중 이런 게 있다.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상처받을 일이 많이 남은 사람들이에요."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 맞다고 믿었던 것들은 살면서 언제나 깨지고 부서지기 마련이다.

꼭 궁지에 몰리고 부딪히고 깨져봐야 정신을 차린다.

인간이란 참 간사해서.

그런데 이것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당장 깨달을 수는 없으니까.



살아보면 살아볼수록 겸손한 것 말고는 현명해지는 방법이 딱히 없는 것 같다.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알기, 내가 부족할 수 있음을 인정하기,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기.

이건 겸손하지 않고는 도저히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러이러해서 사랑받지 못하면 어떡하지?

나는 이러이러해서 능력이 없는 사람인 것 같아

내 인생은 이러이러해서 아쉬워, 왜 나는 저 사람처럼 될 수 없는 거지?


이런 나약한 생각들이 불쑥불쑥 올라오고 숨이 턱 막힐 때가 있다.

부정적인 생각들은 사실 내가 지어낸 이야기이고

내가 믿기로 한 허상이고 헛된 망상이다.

생각이란 대체로 상상에 가깝다.

우리가 판단하고 헤아리는 것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겸손한 자세로 수용하는 것뿐이다.

내 생각을 통해서 바라보는 것들은 모두 가짜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들만이 진짜다.

긍정적인 생각들만이 진짜다.

왜냐하면 '긍정'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겸손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내 믿음대로, 내 주관대로 인정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면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늘 예외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대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부정하는 생각들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예외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러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포인트들이 힌트처럼 숨어있기 마련이다.

예외와 다양성은 자연의 섭리이고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이다.

우리가 한 옥수수 품종이 마음에 들어서 그 옥수수 품종만을 잔뜩 재배하면, 당장은 풍요로워질 수 있겠지만 예상치 못하게 그 품종에 약한 병충해가 퍼지면 세상에선 옥수수가 전멸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언제나 예외가 존재하고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은 진리이고 최선이고 진실이며 세상을 지키는 원동력이다.

언제나 예외가 있고 다양성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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