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에 누군가는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니면 둘 다 모두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사랑 앞에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는 너무나 주관적이라서 그렇게 답한다면 그렇구나라고 믿는 수밖엔 없다.
어떤 잣대를 앞세워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니.
그럼에도 누군가 내게 사랑 앞에 어떤 최선을 다하셨나요?라고 묻는다면 난 이렇게 답하고 싶다.
갈등이 생기면 피하지 않고 직면했어요
먼저 다가올 용기가 없는 연인에게 항상 먼저 손을 내밀었어요
빈번한 이별의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함께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 어떤 문제라도 대화로 풀고 이어나가려고 노력했어요
침묵이나 시간 속에 숨어 관계의 긴장감이나 불안감을 키우지 않았어요
이별은 늘 갑작스레 우리를 찾아오곤 한다. 잦은 다툼, 성향 또는 가치관 차이, 권태로움, 현실적 문제, 기타 등등.
그러나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도 우리는 그런 장애물들을 염두에 두고 사랑에 빠졌나를 돌이켜 봐야 한다.
사랑에 빠지기 완벽한 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남이든 이별이든 그때그때의 감정에 우리가 그것들을 끼워 맞추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결국 이별이란 상대와 더 이상 함께하고 싶지 않은 마음, 멀어지고픈 마음이 최우선 되어 벌어진 일이다. 자존심이 상할까 봐, 상처를 받을까 봐, 여기서 관계가 더 최악으로 치닫을까 봐 기타 등등의 여러 가지 이유는 이별을 합리화하기 위한 거추장스러운 이유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사랑은 같이 보낸 시간에 대한 책임과 서로에 대한 의리, 지켜내고 싶은 끈기가 밑바탕 되어야 한다. 이것들 없이는 사랑을 결코 오래 이어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쉬고 싶을 때 쉬고, 놓고 싶을 때 놓는 걸 사랑이라 여긴다면 아마 그 사랑 앞에 ‘영원’이라는 전제는 영영 붙기 힘들 것이다.
아니 과연 그걸 사랑이라 할 수나 있을까. 나는 잘 모르겠다.